중국 정부가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산하 중앙후이진투자공사를 '중국판 테마섹'으로 탈바꿈시켜 1조달러를 넘어선 외환보유액을 운용할 전문 투자기관으로 만든다.

테마섹은 싱가포르의 국영 투자전문기관이다.

중국 정부는 이 공사를 통해 해외 기업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한다는 방침이어서 세계 금융시장 및 산업계에 '차이나 달러의 위력'이 강하게 불어닥칠 전망이다.

신화통신은 오는 19일부터 금융분야 최고위급 회의인 금융공작회의가 이틀 동안 개최된다고 보도했다.

이 회의에서는 중앙후이진투자공사를 테마섹 같은 독립적인 금융지주사로 변신시키는 방안이 집중 논의된다.

'중국판 테마섹'을 통해 해외 우량 기업 및 부동산에 대한 지분 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외에 노르웨이 프랑스 등도 연기금의 해외 투자를 위해 테마섹과 유사한 기관을 설립,운영 중이어서 중국판 테마섹의 행보가 주목된다.

중국 정부는 또 이번 금융공작회의에서 중국의 '빅4'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상장되지 않은 농업은행 개혁문제도 정식 의제로 상정하고 자본 재조정 문제 등을 논의한다.

농업은행은 농민을 주 고객으로 삼는 특수은행이라는 특성상 부실 채권이 많아 자본 재조정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중국 정부는 농업은행의 재무구조를 건실하게 만든 뒤 상장시킬 예정이다.

이와 함께 보험 증권 은행 등 3개 권역으로 분리된 금융감독기구를 통합해 금융기관을 감독할 새 금융감독기구를 설립하는 문제도 검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이 밖에 지난해 1774억7000만달러에 달한 막대한 무역수지 흑자와 작년 말 현재 1조663억달러에 이른 엄청난 외환보유액,내수 침체 및 세계경기 둔화 가능성 대응 방안도 논의할 계획이다.

한편 중국 정부는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금융공작회의를 소집한 이후 5년마다 회의를 열어왔으며 회의가 끝날 때마다 금융정책에 대대적인 변화가 생겨왔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

-------------------------------------------

[ 용어풀이 ]

○테마섹=싱가포르 정부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국영 투자회사로 운용 자산이 62조원에 달한다.

금융회사를 비롯한 외국의 주요 기업이나 부동산에 투자,'큰손'으로 불린다.

하나은행(10%)과 중국 내 3개 은행을 비롯 모두 12개 해외 은행의 지분을 갖고 있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리콴유 전 총리 아들)의 부인 호칭 여사가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