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카드가 올 4월부터 국내 신용카드사들로부터 받는 제휴 수수료(분담금)를 인상키로 했다.

비영리 법인인 비자카드가 연말 주식회사로의 전환을 앞두고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이렇게 되면 장기적으로 증가된 카드사들의 부담이 일반 고객의 연회비나 할부 수수료 등에 전가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비자카드는 올해 4월부터 국내카드 고객들이 비자 제휴카드로 국내에서 결제할 때 카드사들로부터 받던 수수료율을 0.03%(마케팅 지원금 제외시)에서 0.04%로 상향 조정했다.

이와 함께 국내인이 해외에서 비자 제휴카드로 결제할 때 내야 하는 해외 신용판매 수수료율을 현행 0.03%에서 0.18~0.2%로 최고 6배 이상 인상했다.

또 매년 국내카드사로부터 얻은 수수료 수익의 65%가량을 국내 카드사들에 마케팅 지원금 명목으로 돌려줬던 제도도 일단 폐지하고 새로운 지원방식을 마련키로 했다.

비자카드가 이례적으로 제휴 수수료 인상을 통보하자 국내 카드사들은 수수료 부담 증가를 이유로 들며 반발하는 분위기다.

일부 카드사들은 이번 조치로 비자카드에 내야 하는 수수료가 30~60%가량 많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전업계 카드사 관계자는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 비자카드에 내야 하는 수수료가 30% 이상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전업계 카드사 관계자는 "비자 제휴카드의 마케팅 지원금이 사라지면 최대 60%까지 원가 부담률이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카드사들은 전체 신용 카드 중 50~60%를 비자제휴 카드로 발행하고 그 대가로 비자카드에 연간 500억원 이상의 수수료를 내고 있다.

이에 대해 장성빈 비자코리아 이사는 "일부 수수료가 오른 건 맞지만 매년 카드사와 협상을 통해 지원하는 현금 인센티브 제도가 신설되는 만큼 실제 수수료를 올리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비자카드가 주식회사로 전환된 뒤 상장하는 과정에서 이익을 키우려는 조치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장 이사는 "국내 카드사들이 비자인터내셔널 주주로 참여하기 때문에 비자카드가 미국 증시에 상장을 한 뒤 얻게 되는 차익의 상당 부분이 국내 카드사들에 돌아가 이번 수수료율 조정으로 인한 손해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