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는 인사폭과 내용을 놓고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높았다.

통상 1월11일이나 12일에 이뤄져 왔던 인사 발표일정이 예년보다 사나흘 정도 늦어지면서 더욱 그랬다.

지난 9일 이학수 전략기획실장은 인사가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늦게 검토를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삼성 주변에선 뭔가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소문들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사장 교체 인사가 소폭인 데다 승진자 수도 4명에 불과해 "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다"는 속설을 떠올리게 할 정도였다.

이 때문에 사장단 인사가 늦어진 진짜 이유는 이재용 상무의 거취가 변수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이 관측대로 라면 삼성은 당초 18일로 예정됐던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사건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 결과에 따라 이 상무를 전무가 아닌 부사장급 이상으로 승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인사 시기를 늦췄다는 얘기다.

하지만 재판 결과를 인사내용과 연계하는 것이 볼썽사나울 수 있다는 점,이 상무의 개인 의사 등이 작용해 재판 전에 인사가 실시됐다는 것이다.

어쨌든 삼성 내부에선 이번에 이재용 상무가 부사장이 아닌 전무로 승진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기태 삼성전자 정보통신 총괄 사장이 기술총괄(CTO)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기존 CTO였던 이윤우 부회장은 대외협력 업무만 맡게 됐다.

또 이현봉 사장이 서남아 총괄 사장으로 이동하면서 공석이 된 생활가전 총괄사업부는 부사장급이 사업부장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