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라코리아(대표 윤윤수)가 휠라 글로벌 지주회사를 최종 인수했다.

휠라코리아는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스포츠 브랜즈 인터내셔널(SBI)로부터 전 세계 휠라 브랜드 신발류 및 의류 사업에 관한 상표권 등 일체의 권리를 넘겨받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휠라코리아는 1992년 휠라의 작은 현지법인으로 출범한 지 15년 만에 본사를 집어 삼키게 됐다.

이번 사업 인수는 SBI의 자회사인 휠라 룩셈부르크의 주식인수를 통해 이뤄졌다.

휠라 룩셈부르크는 현재 휠라 상표권 및 전 세계 영업권 일체를 보유하고 있는 휠라 사업군의 모회사다.

당초 알려진 대로 SBI를 통째로 인수하지 않은 것은 휠라 사업과 관계없는 2개의 자회사를 남겨두기 위해서였다고 휠라코리아 관계자는 설명했다.

1926년 이탈리아에서 설립된 휠라그룹은 2003년 경영 위기를 맞아 미국 투자전문펀드 서버러스,휠라아메리카,휠라코리아 등이 설립한 SBI가 회사를 인수·합병해 모든 권리를 자회사인 휠라 룩셈부르크에 귀속시켰다.

이를 휠라코리아가 인수함에 따라 앞으로 SBI에 지불하던 라이선스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은 물론이고,다른 지역 휠라 라이선스 사업자로부터 사용료도 거둬들일 수 있게 됐다.

휠라코리아는 이번 인수를 통해 글로벌 전략을 더욱 적극적으로 펴나간다는 계획이다.

인수 가액은 예상했던 것(3500억원)보다 다소 높아진 450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올해 상장 예정인 회사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38커뮤니케이션''J스톡' 등 장외 주식 거래 사이트에는 사업성 악화를 우려하는 주주들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아이디 '휘발유'를 쓰는 투자자는 "휠라가 아시아 시장에서는 잘 되는 편이지만 유럽이나 미주에선 이미 시장성을 잃은 브랜드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휠라코리아 관계자는 "휠라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 해 총 3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우량 브랜드"라며 "국내 한 패션대기업이 인수전에 가세해 몸값이 예상보다 많이 올라갔지만 여전히 인수에 따른 실익은 충분하다"고 전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