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정립한 '신성장 모델'을 2007년 더욱 정교하게 가다듬는다는 경영 전략을 세웠다.

홍성일 사장이 이달 초 신년사에서 '갈고 닦아 빛을 낸다'는 뜻의 '절차탁마'를 올 경영 화두로 제시한 것도 이런 의미에서다.

한국투자증권 직원들은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각 사업 부문의 비즈니스 모델을 확립해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수립한 새로운 성장 동력의 근간은 'IB(투자은행)-AM(자산관리)' 모델이다.

여기에 PI(자기자본투자) 부동산금융 SOC(사회간접자본)사업 등을 결합해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노리겠다는 것이 한국투자증권의 복안이다.

지난해 처음 선보인 'IB-AM' 모델은 국내 증권업계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합병 이전 동원증권이 가진 기업금융 부문의 경쟁력과 옛 한투증권의 자산관리 노하우가 결합해 빛을 발했다는 설명이다.

위탁매매 부문과 자산관리 영업 간 교차 판매는 올해 더욱 강화될 방침이다.

브로커리지 영업으로 확보한 고객을 수익 증권 등 자산관리 부문으로 자연스럽게 유도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해외사업 부문도 대폭 확대키로 하고 준비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홍 사장은 "중국 베트남 등 남보다 앞서 진출한 해외 이머징 마켓에서 확실한 차별화를 이루고 우위를 굳히자"며 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지난해 업계 최초로 선보인 베트남 펀드는 증권업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베트남 열풍'을 선도적으로 이끌었다고 자평했다.

이를 위해 이머징 시장의 빠른 변화상을 직원들이 직접 체험하도록 최근 지점장과 본점 부서장급 등 250여명을 베트남에 연수 보내는 등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회사측은 앞으로도 해외에서 벤치 마킹할 사업이 있을 경우 관련 직원들을 수시로 파견해 최신 동향을 파악하도록 도울 방침이다.

홍 사장은 "올해에는 해외 영업에서도 주식이나 채권 등 기존의 투자 대상에서 과감히 탈피하고 아시아 전역으로 포커스를 넓혀 투자 기회를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의지를 보였다.

지난해 원유 펀드를 선보인 데 이어 올해에는 광물 등 아시아 신흥 국가의 천연 자원이나 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상품을 적극 개발할 방침이다.

수익 기반이 되는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부문도 소홀히할 수 없는 부문이다.

홍 사장은 "위탁매매 사업은 회사의 현금 창출원인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며 "예탁 자산을 늘리는 동시에 지난해 서비스를 시작한 은행 연계 온라인 거래시스템인 '뱅키스'와 원클릭 주식대출 서비스를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


< PI부문 경쟁력 업그레이드 '야심' >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부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PI(자기자본투자) 부문의 경쟁력을 올해 더욱 확고히할 계획이다.

선진 금융기법을 활용해 국내 PI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PI는 자기자본으로 M&A(인수·합병),PF(프로젝트 파이낸싱),각종 파생상품 등에 직접 투자하는 사업이다.

그동안 주식 매매 등 중개 업무에 치중했던 증권사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대형 증권사들이 앞다퉈 IB(투자은행)로의 변모를 표방하고 있어 더욱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영역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자기자본(1조6000억원)의 절반이 넘는 8169억원을 PI 부문에 투입했다.

결산기인 오는 3월까지 총 1조원의 투자를 계획 중이며 이 가운데 약 7500억원은 결산기 내에 회수할 예정이다.

김범준 투자금융본부장은 "PI의 핵심은 짧은 시간 안에 '구조화 기술(Structured Skill)'로 위험을 헤지하고 원금 회수는 물론 고수익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한국증권의 PI 인력은 국내 최고 수준"이라고 소개했다.

투자금융본부에는 업계 최대 수준인 60여명의 인력이 배치돼 투자은행 업무를 맡고 있다.

박사 출신 10명을 포함해 인력의 30%인 18명이 관련 분야 석사학위 이상을 가진 전문가들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