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투자증권의 화두는 '유전자 변화'다.

변화의 요체는 증권업계에 곧 다가올 '국경없는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체질을 갖추는 것이다.

박종수 우리투자증권 사장은 "국내 대형 증권사는 더 이상 우리투자증권의 경쟁상대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자본시장통합법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코 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의 경쟁 패러다임으로는 장기적인 생존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게 박 사장의 얘기다.


선진 금융기법과 상품으로 무장한 외국계 투자은행을 안방에서 상대해야 하고 은행 등 다른 금융업종 간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야 하는 과제가 떨어져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박 사장은 "회사의 시스템과 개개인의 역량을 남은 기간 최대한 끌어올리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구체적인 올해의 목표에 대해 박 사장은 "아시아지역을 무대로 하는 대표적 투자은행(IB)형 사업모델 구축을 완료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식 매매 수수료 수입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사업모델에서 벗어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모델을 만드는 데 주안점을 두겠다는 것이다.

핵심은 자산관리와 IB사업,트레이딩 3개 부문의 역량 강화다.

이를 위해 외국 금융회사와 전략적 제휴를 적극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이미 ABN암로 등과 파생상품 분야 등에서 제휴를 맺고 있지만 이를 전 영역으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우선 자산관리 부문에서는 단순 투자상품 판매를 뛰어넘어 종합 자산관리 컨설팅을 해주는 시스템을 갖추고 외국계 금융사와의 제휴를 통해 외국계 투자은행과의 경쟁에 대비하겠다는 구상이다.

IB부문에서는 기업고객에 대해 토털 컨설팅을 해줄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인수합병(M&A)자문 등을 통해 재무 솔루션까지 제공할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 올리기로 했다.

이를 직접 투자와 연계시킴으로써 투자수익을 극대화하는 시스템을 갖출 수 있다는 게 박 사장의 생각이다.

트레이딩 부문은 운용 규모와 대상을 크게 확대함으로써 향후 우리투자증권의 전략에서 중요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

이와 함께 아시아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플레이어로 발돋움하기 위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으로의 진출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적극적인 해외투자 상품을 만들어 냄으로써 국내에 편중돼 있는 투자 패턴의 변화를 꾀하겠다는 생각이다.

박 사장은 "해외사업은 현지 사정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실패를 거듭할 뿐"이라며 "현지 금융회사 인수나 합작 등 다양한 방법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속도를 붙여 상반기 중에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박 사장은 강조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