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섬유도시 대구가 자동차 관련 산업도시로 빠르게 탈바꿈하고 있다.

대구시도 자동차 부품업 육성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어 이 같은 변화의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구의 전체 산업 중 자동차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늘면서 산업생산에 이어 수출에서도 자동차부품이 1위로 올라서 지역의 주도 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2002년부터 지역의 자동차부품 수출은 매년 20~30%의 높은 성장을 기록했다.

대구상의 관계자는 "지역 수출에서 차지하는 자동차부품 비중이 2000년 3.8%에서 지난해 10%로 높아졌고 올해 13%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대구지역 업체 중 국내 100대 자동차부품 수출업체에 평화발레오(14위) 한국델파이(24위) 남양금속(37위) 에스엘(46위) 등 8개 업체가 올라가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그동안 수출 1위 자리를 지켜온 폴리에스터 섬유는 지난해 말 수출액 기준으로 19.3% 줄어드는 등 매년 하락하고 있어 올해는 수출 품목 1위 자리를 자동차부품에 내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자동차 부품 수출 증가는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해외 현지 공장이 있는 미국 중국 인도 지역에 대한 수출을 크게 늘린 데다 지역 부품업체들이 GM 포드 등 해외 업체로의 수출을 늘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수출 증가와 함께 제조업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늘고 있다.

40%를 넘나들던 섬유산업 비중이 급락하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부품 제조업 비중은 매출액 기준으로 2005년 24%를 차지했고 올해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해 한국델파이가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넘기면서 SL 등과 함께 조(兆)단위 매출 업체에 등극하는 등 대형 업체도 잇달아 나타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 최대 성서공단의 경우 자동차 부품업체 수가 최근 5년 동안 40% 가까이 늘어나는 등 주요 공단에서 자동차 부품업체 비중이 계속 늘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시도 자동차부품 육성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박봉규 대구시 정무 부시장은 "자동차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해 현대자동차 연구소 유치,자동차 주행시험장 건설,지능형자동차연구소 설치 등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달성군 현풍과 계명대 성서캠퍼스 등에 시설을 유치할 계획이다.

경북도도 경산지역에 2만5000평 규모의 부지 무상 제공을 조건으로 현대차 연구소 유치에 나서고 있어 대구시와 함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대구 인근 경북지역에도 지난해 상주에 캐프가 280억원을 투자,자동차와이퍼공장을 건설키로 했다.

이어 현대모비스가 김천시에 2300억원을 투자키로 하는 등 자동차 부품 신규 공장 설립도 잇달아 추진되고 있다.

대구=신경원 기자 shi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