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삼성 임원인사에서 눈에 띄게 홀대를 받은 직군은 '홍보맨'들이다.

472명이라는 사상 최고의 승진인사 이면에는 최소 200명 이상의 기존 임원들이 회사를 떠나는 '슬픈 풍경'이 있다.

15명 안팎의 그룹 홍보임원들 중 이번에 안식년으로 현업을 떠나거나 회사를 그만두는 임원은 3명.승진 심사 대상에 올랐던 언론담당 임원들 중에는 이순동 전략기획실 사장만 유일하게 승진했다.

이 때문에 그룹 안팎에서는 "최근 2년간 그룹이 대외적으로 어려움에 처했을 때 동분서주하며 선방한 홍보맨들이 수난을 당하는 배경이 뭐냐"는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삼성 홍보맨들이 지난 몇년간 고생한 것을 생각하면 누가 봐도 서운한 처사인 것 같다"며 "'삼성공화국론'이 불거지고 옛 안기부 X파일 사건 등이 터졌을 때 검찰과 법원,방송국을 오가며 몸으로 때운 사람들이 바로 홍보팀 임직원이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홍보 라인이 수난을 당하자 그룹 차원에서 홍보시스템을 개편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