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필과 칠판만 있으면 인문학 수업은 끝이다'라는 인문대학 교수들 사이에 나도는 우스갯소리는 이제 옛말이 될 것 같다.

컴퓨터와 인터넷을 활용해 세계 각국의 인문학 관련 정보를 살펴보고 의견을 교환하는 방식의 수업인 '디지털 인문학'을 도입하는 대학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화여대 영어영문학과의 대학원 수업이 대표적인 예다.

이화여대는 영국의 인문기술통신연구소와 제휴해 대학원생들이 영문학과 관련된 학술자료를 실시간으로 열람하며 수업을 듣게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대는 인터넷망과 연결된 컴퓨터실까지 구축했다.

영문학도들이 자유롭게 학술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학술포털사이트를 구축해 일반에 공개한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이대는 19일 500여건의 영문학 학술정보를 자체적으로 개발한 영문학포털 '에파시아'에 올려놓을 방침이다.

이대는 해외 대학과의 원활한 학술교류를 핵심으로 하고 있는 '디지털 인문학'을 활성화 시키기 위해서는 자신의 생각을 영어로 쓸 수 있어야 한다고 보고 학부과정에서부터 영어작문 수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인터넷을 활용한 정보검색 교육도 더불어 시킬 방침이다.

박찬길 이대 영문과 교수는 "디지털 인문학이 활성화되면 20년된 강의안을 가지고 책 한두권을 보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대학 인문학 수업이 급격히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