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을 상회한 분기 실적에도 불구하고 인텔의 올해 예상 실적에 대한 실망감으로 국내외 기술주들이 휘청거리고 있다.

전날 코스피 지수를 비롯한 아시아 주요 증시도 기술주들을 중심으로 낙폭을 키웠고 IT주에 대한 시장의 자신감도 다소 위축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과도한 우려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18일 한국투자증권 강문성 연구원은 "인텔의 올해 마진 축소 전망은 반도체 업황 부진 때문이 아니라 AMD와의 경쟁 확대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종 전망이 악화된다면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지수가 조정을 받는 것이 당연하지만, 일부 섹터의 경쟁 강도 강화가 전체 시장으로 확대되지 않는 이상 이를 전체 IT 업황의 부진으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강 연구원은 "전날 대만 증시내 기술주들이 혼조양상을 보였다"며 "국내에서 보인 일방적인 하락세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애플과 같은 다른 IT주들의 실적 모멘텀이 살아있다는 점에서 '인텔 쇼크'와 반대되는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17일(현지시각) 장 마감 후 애플은 연말 아이팟 등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78% 급증한 10억 달러의 순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도 71억 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64억달러를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증권은 "국내 반도체주들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과도하다"면서 "하이닉스의 주가가 상승 추세 지지선까지 내려와 있다는 점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의 주가가 주요 저항선을 돌파했고 아이폰의 등장으로 타격을 입게 될 노키아 등 경쟁 업체들의 주가도 지속적으로 반등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

일본에서도 엘피다와 도시바 등이 우상향 트렌드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증권사 김정훈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글로벌 경쟁 업체 대비 약세를 보이는 이유는 부정적인 전망보다는 수급상의 요인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점차 유입되고 있고 프로그램 매물의 파괴력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 등에서 기술주 및 국내 증시의 반등 기대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