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태 사장은 대학을 졸업할 때만 해도 대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되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그에게 대우조선해양은 네 번째 직장이다.

그는 '언젠가 내 사업,그것도 제조업을 해보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었고,그래서 발전 가능성이 있고 일도 많이 배울 수 있는 중소기업만 골라 다녔다.

소위 일류대를 졸업한 그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취직할 수 있었지만 첫 직장으로 두산기계를 택한 것도 이런 연유에서였다.

하지만 그는 당시 두산기계가 외자 도입을 통해 급성장세를 보이자 1년 만에 회사를 그만뒀다.

"기업이 갑자기 커지니 일을 못 배울 것 같아 중소기업에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두 번째로 입사한 대중공업(가스실린더 제조 중소기업)은 개인적 사유로,세 번째 직장인 우정해운(해운회사)은 '제조업 체질'에 맞지 않아 포기했다.

중소기업을 선호했던 그가 결국 네 번째이자 마지막 직장인 대우그룹을 선택한 것은 순전히 그의 큰 딸 때문이었다.

"실직자가 되던 날 첫애가 태어났어요.

예정보다 한달 빨리 애를 낳아놓고 실직을 하니 마음이 조급해지더라고요.

때마침 대우와 삼성이 신입사원을 뽑고 있어 원서를 내게 됐죠."

삼성보다 대우를 선택한 것은 '발전 가능성이 있는 중소기업에 가고 싶다'는 잠재 의식의 영향이었다.

"당시만 해도 대우는 막 뜨는 기업이었어요.

잘 짜여진 곳보다는 성장 중인 기업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대우조선에 온 것도 마찬가지예요.

당시 대우에서 가장 별 볼일 없는 데가 대우조선이었거든.그래서 선택했어요.

발전 가능성이 있는 곳에 가야 기회가 생기니까요."

남 사장은 "요즘도 선진국보다는 나이지리아 같은 발전 가능성이 큰 시장에 비즈니스를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