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럴드 시프 IMF 한국담당 부국장은 17일(현지시간) 주미 한국홍보원에서 가진 '한국경제 전망'에 대한 강연에서 "한국 부동산 시장은 앞으로 몇 개월 두고 봐야 하겠지만 폭락할 것 같지는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의 부동산 가격 상승에 투기적 요소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질적인 이유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인구는 늘지 않지만 가구 수는 늘고 있는 데다 인구의 수도권 유입이 계속되고 있는데도 수도권 지역의 주택 공급은 오랫동안 줄어왔다"고 말해 최근 부동산 가격 급등의 원인이 공급 부족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시프 부국장은 "한국의 집값이 급등하고 있으나 1990년 1월을 100으로 했을 때 현재 서울은 90 이상,전국은 80 이하로 실질 비교에선 여전히 사상 최고점엔 미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한국의 집값이 급등한 것은 은행 대출이 증가한 것도 한 요인"이라며 "작년 하반기부터 시행된 각종 대출 규제 등으로 인해 주택담보 대출이 둔화되는 초기 징후가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아시아 다른 지역에서도 집값이 상승하고 있으나 한국의 경우 가구 부채가 높은 점이 집값 하락에 취약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의 올 경제 전망과 관련해서는 "단기적 성장 전망이 좋아 연착륙을 향하고 있고 원화 절상에도 수출이 활발하며 생산성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데다 설비투자도 강하다"며 "소비는 둔화되겠지만 비교적 견고한 노동시장과 유가하락이 둔화 속도를 늦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올 한국 경제의 변수로 △미국 경제의 급격한 둔화 가능성 △자본시장의 변동성 재연 가능성 △북한과 주택시장의 변동 가능성 △가계빚 상승 등을 꼽았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