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휴대폰 업체들이 벼랑으로 몰리고 있다.

세계 3위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 측면에서 4위 소니에릭슨에 사실상 추월당했다.

5위 LG전자는 1~4위권과 갈수록 멀어지고 있고 상위권 도약을 노리던 팬택계열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추진 중이다.

휴대폰뿐이 아니다.

자동차 조선 등 다른 대표적 수출산업에서도 경쟁력이 약해져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소니에릭슨이 최근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분석하면 휴대폰 매출에서 삼성전자를 추월했다.

소니에릭슨의 매출은 48억9300만달러,삼성전자의 매출은 45억9700만달러였다.

판매 대수에서는 여전히 삼성이 앞서지만 매출에서는 순위가 바뀌었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매출 집계 방식 차이에 따른 착시 현상"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매출 역전 여부를 떠나 채산성이 악화한 게 더 큰 문제다.

삼성전자 정보통신부문 영업이익률은 2002년 1분기 27.1%를 정점으로 계속 떨어져 지난해 4분기엔 8.0%를 기록했다.

세계시장 점유율도 2005년 12.6%에서 지난해 3분기 11.9%로 떨어졌다.

반면 소니에릭슨은 2005년 7.0%였던 영업이익률을 2006년 11.8%로 끌어올렸다.

세계 1위 노키아와 2위 모토로라는 10%대 영업이익률을 지키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1,2분기 적자를 기록했고 3분기에 간신히 적자를 벗어났다.

영업이익률은 3.7%.4분기 실적도 3분기와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도 세계 1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지난해 일본을 제치고 수주량 2위에 올라선 중국이 건조 선종을 중·대형으로 바꾸고 있어 한국과 정면대결이 불가피해졌다.

자동차도 쫓기기는 마찬가지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러시아 시장에서 3년만에 수입차 1위 자리를 빼앗겼다.

포드에 선두를 내주었고 도요타에도 밀려 3위로 내려앉았다.

김현지 기자 n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