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제작콘텐츠(UCC) 열풍이랍시고 수많은 동영상들이 올라오지만 정작 제대로 된 동영상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팔 걷어붙이고 뛰어들었죠."

요즘 UCC세상에서 '쨉쨉이의 록음악 여행'이라는 음악동영상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장재영씨(28·사진).기타강사이기도 한 이 젊은이는 마구잡이식으로 올라오는 UCC 동영상물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전문가적인 식견이나 깊이보다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동영상물이 넘쳐나고 있다는 게 장씨의 생각이다.

이런 그가 UCC다운 UCC를 만들어 보겠다고 나선 것이 바로 록음악 동영상물.일반인들이 알고 있어야 할 록음악의 역사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직접 만들었다.

장씨는 현재 음악사이트 뮤즈에 자신이 만든 음악동영상을 연재 중이다.

그의 '쨉쨉이 여행'은 1950년대부터 지금까지의 록가수와 그룹의 역사를 하나하나씩 그려가고 있다.

가수의 당시 연주장면이 그대로 나오며 그림과 내레이션을 곁들여 재미를 더한다.

장씨는 '허·동·실 캠페인'을 펼칠 예정이다.

'허접한(허술한) 동영상은 싫다'는 뜻이다.

쓰레기같은 UCC 동영상과 달리 질이 높은 동영상만을 만들어 올리겠다는 게 허동실 캠페인의 목적이다.

"애정을 가지고 직접 제작한 동영상만이 진짜 UCC가 아닐까"라고 그는 반문한다.

질 높은 동영상이 자칫 재미가 없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그는 '쨉쨉이'라는 캐릭터를 사용했다.

쨉쨉이는 그의 동영상물에서 인터뷰도 하고 움직이기도 한다.

한마디로 장씨를 대변한다.

'리듬커팅'이란 기타주법에서 따왔다는 쨉쨉이는 록앤롤의 시조라 불리는 1950년대의 빌 헤일리를 시작으로 세계적인 록음악가들과 만난다. 장씨는 '록음악의 역사'라는 다소 지루한 주제를 쨉쨉이와 그를 죽음에서 구해준 염라대왕 이야기 등으로 재미있게 풀어냈다.

장씨의 동영상물 안에서는 엘비스 프레슬리가 병원에서 쨉쨉이를 만나는 장면도 나온다.

쨉쨉이가 로커를 만나는 장면은 재미있는 그림그래픽과 함께 방문자들의 인기를 독차지한다.

장씨는 요즘 네티즌이 올린 댓글을 읽느라 매일 새벽 서너시에 잔다고 한다.

하루 방문객만 300명이 넘는다.

'쨉쨉이의 록음악여행'은 양질의 UCC는 재미없다는 통념을 깼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띤다는 게 음악사이트 뮤즈관계자의 분석이다.

요즘 그는 방문객들로 부터 "왜 업데이트가 늦냐"는 항의 아닌 항의를 받는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