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증시가 중반을 지났다.

이쯤 되면 투자자들도 금년 장세에 적응해 갈 만한데 요즘 주가 움직임을 보면 어쩐지 낯선 느낌이다.

연초부터 프로그램 매물에 예상치 못한 충격을 받은 개인투자자들은 기관의 의중을 의심했다가도 삼성전자 실적 발표를 계기로 지수가 급등하자 이내 정보기술(IT) 관련주에 관심을 집중했다.

그러나 인텔 애플 등의 실적 부진 소식에 IT업종이 다시 코너로 몰리는 모습이 나타났다.

결국 20일 지수이동평균선이 60일선을 뚫고 내려가는 중기 데드크로스도 발생했다.

사실 현 시장은 시각에 혼란을 줄 만한 요소들이 적지 않다.

우선 외국인의 의도가 쉽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 실적 발표 때 IT업종에 대한 순매수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하지만 지난주 외국인 매매를 보면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을 차익 실현의 기회로 활용했다.

분명한 것은 현재의 시장상황이 IT주의 가격 매력과 실적 개선에 근거한 가치투자 전략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힘든 구조라는 점이다.

여기에다 글로벌 금리 변수 역시 방향성이 분명치 않다.

지난주 일본 금리정책 과정이 한 예다.

지난 주 초만 해도 일본 정책당국이 금리를 올리면 글로벌 자금의 일본 환류로 유동성 축소 우려가 커졌으나 막상 금리를 동결하고 나서는 엔화가치 하락에 따른 국내 수출주들의 경쟁력 약화 우려감만 제기됐다.

지수가 방향성보다는 변동성 장세로 전환돼 있음을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따라서 이번 주 시장은 수급과 글로벌 금리 변수의 불확실성 등으로 탐색국면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렇지만 기회 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전기전자업종에 대한 일희일비 과정 속에서도 유독 은행주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이 엿보였다.

10영업일간 1800억원을 매수했다.

전반적인 시장 리스크를 그다지 크게 인식하고 있지는 않다는 추론을 가능케 한다.

아무튼 변수 민감도가 높고 수급상 체력이 비교적 취약한 현재의 시장 상황에서 성급한 저점 매수 전략보다는 관망 속 기회 탐색 정도의 자세가 바람직하다.

다만 지금까지 지적한 변수들 역시 제한적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업종을 중심으로 길목 지키기 전략 정도는 설득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호 미래에셋증권 자산운용컨설팅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