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들이 남미 진출에서 실패하는 단 하나의 이유가 현지 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입니다."

한국 시장 조사차 21일 한국에 온 알바로 에체베리아 칠레 아·태상공회의소 사무총장(55)은 "외국기업들이 흔히 남미 전체를 같은 시장으로 보는데 실제 브라질 페루 칠레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취향이 다르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 시어스 백화점과 건자재 유통업체 홈데포,프랑스 까르푸 등 세계적인 유통사들이 칠레에 들어왔다가 적자를 내고 최근에 잇따라 철수한 이유가 뭔지 아십니까. 남미 시장 전체를 획일적으로 보고 접근한 때문이지요."

그는 "같은 정장이라도 칠레인들은 진한 청색(네이비 블루)을 좋아하고 페루인들은 진한 갈색(다크 브라운)을 선호한다"며 "이런 차이를 이들이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브라질 국민은 축구 국가대표 유니폼 색깔인 노란색·초록색을 응용한 제품에 열광하며 아르헨티나는 흰색 하늘색 조합이 사랑받는다는 것.

"한국은 FTA(자유무역협정) 최초 체결국인 칠레 시장에 지나치다 싶을 만큼 무관심한 편입니다. 중국 일본 홍콩이 시장개척단을 파견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과는 비교될 정도예요." 특히 한국산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이나 플래시메모리,석유화학가공품은 가격 대비 품질이 매우 뛰어난데도 칠레 수출량이 그다지 많지 않다고 그는 지적했다.

또 각종 기계류의 경우 한국 중소기업들이 우수한데도 남미에 대해 오로지 '잘 모른다'는 이유로 진출조차 꿈꾸지 않는 것같다고 덧붙였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