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 비과세 조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재간접펀드(펀드오브펀드) 중 절반가량에서 자금이 이탈됐다.

21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수탁액 50억원 이상의 91개 해외투자 재간접펀드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3개가 해외펀드 비과세 조치 발표 이후 수탁액이 줄었다.

자금 이탈 규모가 가장 컸던 PCA투신운용의 '뉴실크로드재간접I-1'은 정부 발표 직전인 지난 12일 3637억원이던 수탁액이 18일 3559억원을 기록,79억원이 줄었다.

또 피델리티자산운용의 'FK-글로벌주식형자(E)'가 78억원,삼성투신운용의 '삼성GlobalBest재간접1'은 51억원 각각 감소했다.

반면 이 기간에 수탁액이 늘어난 펀드는 39개에 그쳤다.

이 가운데 CJ자산운용의 'CJ글로벌lSelective혼합형재간접1C1'이 121억원에서 205억원으로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다.

프랭클린템플턴운용의 '템플턴글로벌주식-자(A)'도 58억원 늘어나 수탁액 증가 순위 상위에 올랐다.

한편 비과세 혜택을 받게 된 해외 직접투자 펀드의 경우 전체 89개 상품 중 51개가 수탁액이 늘어난 데 비해 감소한 펀드는 19개뿐이었다.

허진영 제로인 펀드 애널리스트는 "일부 재간접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시작된 것으로 보이지만 그 폭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확정될 해외펀드 비과세 관련 법에서 재간접펀드가 비과세 제외 대상으로 분류된다면 자금 유출 속도는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