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백화점의 1월 정기 세일 실적이 내수 시장이 외환위기의 여파에서 벗어난 1999년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세일 기간(5~21일) 중 기온이 평년보다 3~7도 높아 단가가 높은 방한 의류가 잘 팔리지 않은 데다 가계대출 이자 비용 증가,종합부동산세 부담,주가 급락 등으로 중산층의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각 백화점이 같은 기간 일제히 진행한 신년 세일 실적을 집계(21일은 추정치)한 결과 롯데 현대 신세계 등 3대 백화점 모두 매출이 지지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백화점이 지난해 1월 세일 행사(6~22일) 때에 비해 매출이 3.8% 줄어든 것을 비롯 지난해 세일 때 29.3%나 매출이 늘었던 롯데가 3.0% 증가에 그쳤고,16%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던 현대도 2%대로 주저앉았다.

매출 역신장의 쓴맛을 본 신세계백화점과 달리 롯데와 현대가 그나마 소폭 신장세로 세일을 마감한 것도 막판 물량 공세에 힘입은 것.지난 15일까지 세일 실적 집계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3% 매출이 줄었던 양 백화점은 세일 막바지인 19~21일 3일간 각 의류 브랜드의 행사 참여 물량을 30%가량 늘리고 할인율도 최고 55%까지 높여 매출을 겨우 증가세로 돌려놨다.

대형 백화점의 1월 정기세일 매출 신장률은 1998년 -30.5~-51.2%를 기록하며 저점을 찍은 뒤 1999년 12~15% 신장세로 돌아섰었다.

그 뒤 지난해까지는 최저 5.1%(2003년 현대백화점)에서 최고 29.3%(2006년 롯데백화점) 사이를 오르내렸다.

올 신년 세일을 '죽쑨' 것은 날씨의 영향이 크다는 게 각 백화점의 분석이다.

올해는 절기상 대한인 지난 20일에도 서울의 낮 최고 기온이 영상 6.1도를 기록하는 등 전국의 기온이 평년보다 3~7도가량 높았다.

신세계백화점에서 겨울 코트의 매출이 부진(남녀 각각 -6.4%,-7.7%)했던 대신 나들이객은 늘어 캐주얼(11.3%) 스포츠(1.3%) 의류 매출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