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들의 원유 소비량이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의미있는 감소세를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보고서를 인용,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의 지난해 원유소비량이 전년에 비해 0.6% 감소했다고 19일 보도했다.

OECD의 연간 원유소비량은 2002년에 소량 줄어든 적이 있으나 감소폭이 워낙 미미해 2001년과 같은 수준으로 기록됐었다.

이와 관련, 업계 분석가들은 지난해 여름을 정점으로 선진국들의 원유 수요가 줄어들기 시작했다면서 고유가에 대한 선진국 기업과 소비자들의 반응이 수요 측면에서의 추세전환을 알리는 징후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선진국의 원유소비 감소가 원유생산 및 수출국이 주도하던 유가 결정권이 원유 소비자 주도로 바뀔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수년간 유가가 고공행진을 하면서 주요 선진 수요국에서 대체에너지 개발이 활발했던 것도 원유소비가 감소한 요인으로 풀이된다.

현재 OECD는 8440만배럴인 하루 전 세계 원유소비량의 60% 정도를 소비하고 있다.

선진국들의 소비가 줄어들면서 지난해 전 세계 원유수요 증가율도 크게 낮아졌다.

중국과 중동지역의 경제 성장세에 힘입어 전 세계적으로 원유소비가 2005년에 비해 0.9% 늘어났지만 증가율은 2005년(1.5%),2004년(3.9%)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한편 전문가들은 미국의 기온이 평년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예보로 지난 주말 국제유가가 비교적 큰 폭(WTI 배럴당 1.51달러 오른 51.99달러) 상승했지만 상당기간 하락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미국의 원유 재고가 늘어나는 반면 수요 증가세는 주춤하고 있어 유가가 조만간 배럴당 45달러 선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