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미국측이 '쇠고기 완전 개방'을 FTA 협상 타결의 선결조건으로 거론함에 따라 쇠고기 문제가 FTA 협상의 분수령으로 떠올랐다.

웬디 커틀러 미국측 수석대표는 지난 19일 한·미 FTA 6차 협상을 마친 뒤 "한국 쇠고기 시장의 완전한 재개방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등 쇠고기 수입 압력을 강화하고 있다.

맥스 보커스 상원 재무위원장 등 미국 상원의원 11명도 지난 17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이태식 주미대사를 만나 "한국 정부가 최근 미세한 뼛조각이 포함되었다는 이유로 미국 쇠고기 선적물량 전체를 수입 불허한 것은 정상적인 교역을 불가능하게 하는 조치"라며 조속한 시정을 요구했다.

보커스 위원장은 "(미국)농민들은 더 이상의 해명을 듣고 싶어하지 않고 결과를 원한다"며 "한국이 쇠고기 시장을 개방하지 않는 한 FTA를 지지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농림부는 쇠고기 검역 문제는 국민 건강과 직결된 것으로 FTA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지만 미국의 태도가 워낙 강경해 고심하고 있다.

농림부는 '뼛조각 논란'을 포함한 쇠고기 검역 문제는 통상전문가가 아닌 위생·검역 전문가들이 만나서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한·미 FTA 협상의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사실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

농림부 고위 관계자는 "이른 시일 내에 양국 간 기술적 협의가 성사될 것 같다"며 다음 달 초 기술적 협의 개최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부 일각에서는 전수검사 방식을 일부 고치거나 아니면 뼛조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 쇠고기에 대해서는 수입을 허용하는 방안 등을 거론하고 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