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경우 1970년대 두 차례의 석유위기를 거쳐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1987년에 정부 연구개발예산 100억달러 시대에 진입했다.석유위기와 물량 위주의 수출에 의한 성장전략이 한계에 이르자 이에 대응할 목적으로 1980년대 중반에 에너지 절약 및 자동화기술 개발을 위한 국가연구개발과 새로운 성장동력을 위한 차세대 산업기반기술개발사업 등 산업 경쟁력 강화에 주력했다.

정성철 과학기술정책연구원장은 "당시 일본의 경쟁력은 위험회피의 모방형 혁신모형에 근거해 1990년대 이후 창의성과 위험에의 도전이 중요한 지식기반경제 패러다임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해 최근 '잃어버린 10년'을 경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후 국유화 등 강력한 정부 주도의 산업정책을 실행했던 프랑스는 총 연구개발 투자의 50% 이상을 정부가 부담하고 연구개발의 기획,수행,활용을 국가가 주도하는 임무지향적 정책기조를 채택해 유럽에서 가장 빠른 1987년에 연구개발 예산 100억달러를 달성했다. 이를 바탕으로 우주 해양 등 대형기술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확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산업경쟁력은 오히려 약화됐다.

영국은 1999년에 연구개발 예산 100억달러 시대를 맞이했다. 이를 기점으로 영국 정부는 영국경제의 발전방향을 '지식기반경제로의 전환'에 둘 것임을 천명했다. 1970~1980년대의 이른바 '잃어버린 20년' 이후 경쟁력이 뒤처진 중공업 등 산업분야를 과감하게 정리하는 대신 금융,문화,디지털,멀티미디어와 같은 고부가가치의 새로운 소프트산업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경제구조를 과감하게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