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M&A 공장 '미탈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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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WALL STREET JOURNAL 본사 독점전재 ]
지난해 12월 말 세계 1위 철강업체인 미탈스틸이 멕시코 철강회사 시카르차를 인수하려 했던 움직임은 그다지 놀랄 만한 얘기가 아니다. 기업과 사모펀드들의 대형 인수·합병(M&A) 열기 속에 시카르차 인수 규모 14억달러란 금액은 눈에 띄지도 않았다. 미탈스틸 스스로도 불과 6개월 전쯤 340억달러 규모의 아르셀로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친 바 있다.
넘치는 유동성과 저금리 추세는 지난해 기업과 사모펀드들이 활발한 M&A를 추진할 수 있게 도와줬고,역대 최대 규모인 4조달러 M&A 거래가 이뤄졌다. 10년 전 1000억달러에 비하면 그 규모가 엄청나게 커졌다. 하지만 활발한 M&A가 회사들과 투자자들에게 꼭 좋은 영향만을 주는 것은 아니다. 1995~2001년 미국에서 이뤄진 790건의 M&A 가운데 약 30%만이 주주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왜 이렇게 많은 회사들이 M&A에서 실패를 하는 것인가. 미탈스틸과 같은 회사 외에 음식료 분야의 네슬레,테크놀로지 분야의 시스코,금융 서비스 분야의 로열뱅크 등과 같은 M&A에 성공한 기업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들 회사들은 M&A를 회사 전략의 중심에 놓고 조직을 재정비했다.
M&A에서 성공하는 회사들은 대부분 작은 규모의 거래에 초점을 맞춘다. 또한 그들이 대형 거래를 펼칠 때는 그것이 전략적으로나 구조적으로 적절하다는 판단이 뒷받침될 때만 이를 실행한다.
미탈스틸은 아르셀로 인수라는 초대형 M&A를 통해 누구나 인정하는 세계 철강업계의 제왕이 됐다. 하지만 미탈스틸은 과거 수년간 소규모 인수를 통해 회사를 키워왔고 이것은 세계 각 시장에서 미탈스틸의 탄탄한 기반을 만들어줬다.
성공적인 인수를 지속해온 기업들은 자연스럽게 M&A에 전문성을 띠게 된다. 인수 경험이 많은 회사들은 실패하지 않기 위해 더욱더 철저한 준비를 한다. 전문 인력들로 구성된 영구적인 인수 팀이 회사 내에 조직돼 있고,이들 구성원들은 전략적으로 인수 대상 기업을 평가하며 계약까지 체결한다.
미탈스틸의 경우 비교적 작은 규모의 M&A 팀을 운영하고 있지만 그곳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최고의 전문가들이다. 30여년 전 미탈스틸을 창업한 락시미 미탈 회장은 2004년 미국의 인터내셔널스틸그룹을 인수하기 전까지는 대형 M&A에 대한 야욕도 드러내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아르셀로 인수를 위해 미탈스틸이 너무 많은 힘을 쏟았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물론 미탈 회장이 궁극적으로 성공을 할 것인가의 여부는 아직 아무도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한 채 방황하고 있는 수많은 기업들보다는 미탈스틸과 같은 회사가 변화무쌍한 생존 게임에서 더욱 많은 기회를 포착할 것이란 사실이다.
정리=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이 글은 컨설팅 전문회사인 베인앤드컴퍼니에서 글로벌 인수·합병(M&A)을 담당하고 있는 데이비드 하딩과 테드 로스가 파트너인 올리비에르 듀발과 공동으로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 'The M&A Forge'란 제목으로 쓴 글을 정리한 것입니다.
지난해 12월 말 세계 1위 철강업체인 미탈스틸이 멕시코 철강회사 시카르차를 인수하려 했던 움직임은 그다지 놀랄 만한 얘기가 아니다. 기업과 사모펀드들의 대형 인수·합병(M&A) 열기 속에 시카르차 인수 규모 14억달러란 금액은 눈에 띄지도 않았다. 미탈스틸 스스로도 불과 6개월 전쯤 340억달러 규모의 아르셀로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친 바 있다.
넘치는 유동성과 저금리 추세는 지난해 기업과 사모펀드들이 활발한 M&A를 추진할 수 있게 도와줬고,역대 최대 규모인 4조달러 M&A 거래가 이뤄졌다. 10년 전 1000억달러에 비하면 그 규모가 엄청나게 커졌다. 하지만 활발한 M&A가 회사들과 투자자들에게 꼭 좋은 영향만을 주는 것은 아니다. 1995~2001년 미국에서 이뤄진 790건의 M&A 가운데 약 30%만이 주주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왜 이렇게 많은 회사들이 M&A에서 실패를 하는 것인가. 미탈스틸과 같은 회사 외에 음식료 분야의 네슬레,테크놀로지 분야의 시스코,금융 서비스 분야의 로열뱅크 등과 같은 M&A에 성공한 기업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들 회사들은 M&A를 회사 전략의 중심에 놓고 조직을 재정비했다.
M&A에서 성공하는 회사들은 대부분 작은 규모의 거래에 초점을 맞춘다. 또한 그들이 대형 거래를 펼칠 때는 그것이 전략적으로나 구조적으로 적절하다는 판단이 뒷받침될 때만 이를 실행한다.
미탈스틸은 아르셀로 인수라는 초대형 M&A를 통해 누구나 인정하는 세계 철강업계의 제왕이 됐다. 하지만 미탈스틸은 과거 수년간 소규모 인수를 통해 회사를 키워왔고 이것은 세계 각 시장에서 미탈스틸의 탄탄한 기반을 만들어줬다.
성공적인 인수를 지속해온 기업들은 자연스럽게 M&A에 전문성을 띠게 된다. 인수 경험이 많은 회사들은 실패하지 않기 위해 더욱더 철저한 준비를 한다. 전문 인력들로 구성된 영구적인 인수 팀이 회사 내에 조직돼 있고,이들 구성원들은 전략적으로 인수 대상 기업을 평가하며 계약까지 체결한다.
미탈스틸의 경우 비교적 작은 규모의 M&A 팀을 운영하고 있지만 그곳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최고의 전문가들이다. 30여년 전 미탈스틸을 창업한 락시미 미탈 회장은 2004년 미국의 인터내셔널스틸그룹을 인수하기 전까지는 대형 M&A에 대한 야욕도 드러내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아르셀로 인수를 위해 미탈스틸이 너무 많은 힘을 쏟았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물론 미탈 회장이 궁극적으로 성공을 할 것인가의 여부는 아직 아무도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한 채 방황하고 있는 수많은 기업들보다는 미탈스틸과 같은 회사가 변화무쌍한 생존 게임에서 더욱 많은 기회를 포착할 것이란 사실이다.
정리=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이 글은 컨설팅 전문회사인 베인앤드컴퍼니에서 글로벌 인수·합병(M&A)을 담당하고 있는 데이비드 하딩과 테드 로스가 파트너인 올리비에르 듀발과 공동으로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 'The M&A Forge'란 제목으로 쓴 글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