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나멜 구두가 올 봄·여름 여성 제화 시장의 히트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패션 전반에 장식을 최소화하는 미니멀리즘이 유행하면서 그나마 포인트를 줄 수 있는 구두 소재로 에나멜이 떠오르고 있는 것.에나멜의 정식 이름은 '페이턴트(patent)'.반짝이고 윤이 나는 소재다.

최대 구두업체인 금강제화는 올 봄·여름 출시할 여성화의 디자인 중에서 에나멜 구두가 차지하는 비중을 약 43%로 지난해(18%)보다 두 배 이상 늘렸다고 밝혔다.

디자인 개수도 작년 18개에서 50개로 확대했다.

전체적인 여성 의류 트렌드가 단순해지고 중성화 경향을 보이면서 에나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2~3년 전부터 해외 명품 브랜드들 사이에 인기 품목으로 자리잡은 에나멜 구두 수요가 국내에 본격 파급되기 시작한 측면도 있다.

갤러리아 명품관에 입점해 있는 명품 구두 브랜드 '마놀로 블라닉'은 지난해 에나멜 구두가 모두 동이 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여성 구두 브랜드인 비아니의 최윤정 책임 바이어는 "대부분 패션이 미니멀리즘의 영향으로 별다른 장식 요소가 없어지면서 화려한 느낌의 에나멜 구두로 포인트를 주는 코디 방법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백화점 이지원 구두 바이어는 "예전에는 에나멜 구두가 구색 맞춤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제화업계의 매출을 올리는 캐시카우(cash-cow)로 자리잡을 전망"이라고 전했다.

에나멜은 질감이 딱딱한 탓에 오래 신을 수 없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올해 나오는 구두들은 페이턴트 처리(광택이 나게 하는 것) 후 소재를 부드럽게 하는 2차 가공을 통해 신기가 편해진 것도 강점이다.

지금까지 에나멜 구두는 검은색과 갈색이 대부분이었지만 올 봄에는 골드와 실버,레드,옐로처럼 다양하고 과감한 색상이 인기를 끌 전망이다.

금강제화의 여성화 담당인 한정민씨는 "반짝이를 뿌려놓은 듯한 '펄(pearl)'소재까지 나올 예정이라 에나멜 구두 안에서도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