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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국 전날 잠 푹자면 手 안보여…프로기사들의 징크스 탈출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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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부를 업으로 삼는 프로기사들은 상대가 누구든 바둑판 앞에 앉으면 이기길 원한다.

    하지만 승리의 기쁨으로 환호하는 순간이 있는가 하면 뼈를 깎는 패배의 고통에 속으로 눈물을 삼켜야 하는 것도 승부사의 숙명이다.

    이들에게는 나름대로의 슬럼프 탈출법이나 대국전 징크스 같은 게 있다.

    끝없이 공부하는 것만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길 수만 있다면 아주 조그만 것에도 민감한 게 프로기사들이다.

    얼마전 도요타덴소배 2연패를 달성하고 2006 바둑대상 최우수기사상에 오르는 등 절정기를 보내고 있는 이세돌 9단(24).톡톡 튀는 언행으로 유명한 그는 슬럼프 탈출법이 따로 없다고 말했다.

    슬럼프라고 느낀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대국전 지키는 것은 있다.

    평소 애주가로 알려진 그는 시합 전날에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

    또 하나 특이한 게 있다면 잠을 적게 자는 것.대부분의 기사들이 대국전 숙면을 취하는 것과는 반대다.

    잠을 너무 잘 자면 이상하게도 바둑이 안 풀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로 7~8시간 잔 날은 바둑을 망치기 일쑤였고 2~3시간밖에 못 잔 날은 오히려 바둑이 술술 풀리더라는 것.이 9단은 그래서 일부러 시간을 정해 놓고 잠을 청하기 보다 잠이 오는 대로 잠드는 편이다.

    이 9단의 라이벌이자 최근 이 9단을 상대로 천원전 타이틀을 따낸 '반상의 꽃미남' 조한승 9단(25).시원시원한 바둑스타일처럼 그는 따로 징크스란 게 없다.

    슬럼프라고 여길 만큼 바둑이 안 될 때는 친구들과 함께 노래방을 자주 찾는다.

    원없이 노래를 부르고 나면 스트레스도 한 번에 날아갈 뿐더러 바둑도 잘 풀린다고.2005년 목진석 9단 등 동료 기사들과 함께 음반을 내기도 한 조 9단의 노래실력은 기성 가수 뺨칠 정도라는 게 바둑계 안팎의 이야기다.

    왕위전과 SK가스배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신예강호로 부상한 이영구 6단(20)은 대국 전에 손톱이나 머리카락 등을 절대 자르지 않는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손톱이나 머리에 손댄 이후 바둑 성적이 신통치 않자 아예 '노터치'로 마음을 굳혔다.

    제1기 전자랜드배에서 우승하며 '랜드 킴'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김성룡 9단(31)은 자신보다 월등히 강한 기사에게 이기거나 눈터지는 반집승부에서 이겼을 때,그리고 거의 다 진 바둑에서 기적적으로 역전승을 이끌어냈을 때가 슬럼프 탈출의 계기가 된다고 털어놓았다.

    반대로 유리했던 바둑을 어이없는 실수로 놓쳤을 때는 의외로 슬럼프가 오래 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표적인 낙관파 기사로 유명한 유창혁 9단(41)은 성적이 신통치 않더라도 '언젠가 잘 되는 때가 오겠지' 하는 낙관적인 주문을 자신에게 건다.

    하지만 중요한 대국에서 졌을 때는 술로 스트레스를 푼다.

    바둑계의 대표적인 주당으로 유명한 그는 젊었을 때는 '브레이크 없는 폭주기관차'처럼 끝없이 '고(Go)'를 외쳤지만 불혹을 넘어선 지금은 술 마신 다음 날 '뒤끝이 안 좋아' 자제하는 편이다.

    '흑기사' 김승준 9단은 자신이 현재 지독한 슬럼프에 빠져 있다며 오히려 슬럼프 탈출법이 있으면 제발 가르쳐 달라고 호소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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