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의 상대적 약세가 지속되면서 해외투자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 국내 주식형 펀드를 깨고 해외 펀드에 가입하는 투자자들도 생겨나고 있을 뿐 아니라 직접투자 열기도 점점 달아오르고 있다.

하지만 올 하반기 국내외 증시의 수익률 역전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타이밍을 잘못 선택해 수익률이 나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2일 삼성증권 정영완 투자정보파트장은 "저금리 시대 고수익 상품에 대한 투자, 그리고 자산의 전략적 배분이 절실해졌다"면서 "다만 적절한 자산 배분의 차원을 넘어 무턱대고 우르르 몰려가는 '쏠림'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의 성적이 안좋아 수익이 좋은 곳에 투자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장기적으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 간접투자의 특성상 지나치게 해외 펀드에 의존해서도 안된다는 얘기다.

정 파트장은 "최근 1년간 한국은 소폭 손해를 보고 있는 반면 신흥시장은 무려 20%에 가까운 수익이 발생했다"면서 "통계적으로 이런 현상이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경험상 한국증시와 신흥증시의 수익률 괴리는 대개 1.5년 주기로 일어난다.

현재까지 약 1년 동안 한국증시가 신흥증시에 비해 뒤쳐져 있다는 점과 수익률 격차가 25%에 달한다는 점 등에서 수익률 곡선이 다시 돌아서기까지 추가적인 조정의 폭은 크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정 파트장은 "이르면 올 중반, 늦어도 하반기부터는 수익률 역전 현상이 다시 나타날 개연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뒷북보다 무서운 것이 엇박자 투자"라면서 "장기적으로 해외투자 비중을 적절히 늘려가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문제는 수익률이 나쁜 국내 주식형 펀드를 환매하고 해외 펀드로 갈아타는 투자자들"이라고 지적했다.

신흥증시가 고점을 찍고 하락한다고 장담할 순 없지만 수익률 역전 현상이 나타날 경우 해외 펀드 투자자들이 당황할 수 있으며 자칫 잘못해 엇박자를 타게 되면 매번 수익률이 나빠지는 최악의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증권은 "당장 수익률이 저조해 해외 펀드에 눈길이 가겠지만 우리 증시의 전망이 나쁘지는 않다"면서 "이미 국내 주식형 펀드에 가입을 했다면 애초 생각대로 길게보고 기다릴 줄 아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물론 해외주식 비중이 지나치게 낮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해외펀드에 가입해야겠지만 이 경우 신흥증시보다는 선진증시의 비중을 높게 가져가는 것이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