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를 통한 상장사들의 자금 조달에서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일부 상장사의 경우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을 통한 자금 조달에 잇달아 실패하면서 유상증자에 직접 나서거나 자산을 팔아 자금을 마련하는 일도 나타나고 있다.

22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CB·BW 청약에서 쓴맛을 본 대한은박지는 지난 19일 61만주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이 회사는 유로시장에서 각각 400만달러 규모의 CB와 BW를 발행하려 했으나 청약이 전무해 발행을 취소했다.

조이토토도 지난달 150억원 규모 CB를 발행하려 했으나 한 차례 일정을 연기하다 절반도 안 되는 67억원을 발행하는 데 그쳤다.

씨오텍은 47억원 규모의 해외CB 발행을 추진했으나 사정이 여의치 않아 오는 2월12일(청약일)로 두 차례나 일정을 연기했다.

덱트론도 40억원 규모 BW 발행을 당초 19일 청약에서 26일로 늦춰논 상태다.

대표이사 피고발설로 홍역을 치른 아이브릿지는 지난해 말 20억원 규모의 BW(5회차) 청약이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아 취소한 후 지난 17일 전주공장 토지 및 건물을 73억원에 처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유상증자에서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 18일 마감한 위지트의 유상증자 실권주 청약 경쟁률은 78.31 대 1로 1716억원이 몰렸다.

또 자회사와의 합병을 추진 중인 퓨어나노텍도 실권주 공모 최종 경쟁률이 519.42 대 1에 달했다.

반면 최근 유상증자 결정 번복이 잦았던 파로스이앤아이는 일반공모로 19억원을 조달할 계획이었으나 청약률이 32%에 그쳐 자금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전문가들은 "해외 CB·BW 발행 규제가 강화된 이후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코스닥 상장사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서정환·김형호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