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파리 취항과 국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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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의 파리 취항을 위해 불평등조약인 EU 지정항공사 제도(EU클로즈)를 받아들이는 건 '국익'을 해치는 행위다. 이로 인한 피해는 결국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다."(대한항공)
"파리노선이 경쟁체제가 되면 운항편수가 늘고 서비스 질도 높아지게 된다. 진정한 '국익'은 국민 편익을 높이는데서 나온다."(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23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한·프랑스 항공회담을 앞두고 또다시 설전을 펼치고 있다. 핵심은 아시아나항공의 서울~파리 복수 취항 허용 여부. 1997년 이래 다섯 차례나 회담 안건으로 상정되면서 이미 양사가 '뜨겁게' 맞섰던,어찌 보면 진부한 주제다.
파리 복수취항 문제가 '국익 논쟁'으로 번진 이유는 프랑스 정부가 복수취항의 전제조건으로 EU클로즈 수용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EU클로즈란 EU를 하나의 국가로 보고,협상 당사국 외 나머지 26개 회원국의 항공사도 국적항공사로 지정할 수 있는 제도다. 국적항공사가 에어프랑스 하나뿐인 프랑스가 독일 루프트한자를 제2 국적항공사로 지정할 경우,한국은 두말없이 루프트한자의 인천 취항을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이 조항을 들며 '국익을 위해' 결과적으로 아시아나가 들어와선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아시아나는 "복수취항에 따른 국민 편익이 EU클로즈 수용으로 인한 악영향보다 훨씬 크다"며 역시 '국익을 위해' 허용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저마다 '국익'을 생각한다는 양대 항공사의 입장이 이처럼 180도 다른 이유는 무얼까.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모두 사익을 추구하는 사기업이지 않느냐"는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답을 내놓았다. '국익'이란 이름으로 근사하게 포장했더라도 이들의 목소리에는 자사의 이익이 1순위로 담길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제 공은 정부에 돌아갔다. 어느쪽에도 편중되지 않는 진정한 '국익'을 담은 결정을 기대해본다.
오상헌 산업부 기자 ohyeah@hankyung.com
"파리노선이 경쟁체제가 되면 운항편수가 늘고 서비스 질도 높아지게 된다. 진정한 '국익'은 국민 편익을 높이는데서 나온다."(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23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한·프랑스 항공회담을 앞두고 또다시 설전을 펼치고 있다. 핵심은 아시아나항공의 서울~파리 복수 취항 허용 여부. 1997년 이래 다섯 차례나 회담 안건으로 상정되면서 이미 양사가 '뜨겁게' 맞섰던,어찌 보면 진부한 주제다.
파리 복수취항 문제가 '국익 논쟁'으로 번진 이유는 프랑스 정부가 복수취항의 전제조건으로 EU클로즈 수용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EU클로즈란 EU를 하나의 국가로 보고,협상 당사국 외 나머지 26개 회원국의 항공사도 국적항공사로 지정할 수 있는 제도다. 국적항공사가 에어프랑스 하나뿐인 프랑스가 독일 루프트한자를 제2 국적항공사로 지정할 경우,한국은 두말없이 루프트한자의 인천 취항을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이 조항을 들며 '국익을 위해' 결과적으로 아시아나가 들어와선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아시아나는 "복수취항에 따른 국민 편익이 EU클로즈 수용으로 인한 악영향보다 훨씬 크다"며 역시 '국익을 위해' 허용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저마다 '국익'을 생각한다는 양대 항공사의 입장이 이처럼 180도 다른 이유는 무얼까.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모두 사익을 추구하는 사기업이지 않느냐"는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답을 내놓았다. '국익'이란 이름으로 근사하게 포장했더라도 이들의 목소리에는 자사의 이익이 1순위로 담길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제 공은 정부에 돌아갔다. 어느쪽에도 편중되지 않는 진정한 '국익'을 담은 결정을 기대해본다.
오상헌 산업부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