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2~4호선 17개 역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 성분이 검출됐다. 22일 서울메트로(옛 서울지하철공사)에 따르면 노사 합동으로 석면 전문분석기관인 이티에스컨설팅에 의뢰해 지난해 말 지하철 1~4호선 역사 117개의 승강장 천장과 벽의 석면 함유실태를 조사한 결과 17개 역에서 석면이 검출됐다.

석면이 검출된 지하철역은 2호선 시청,을지로입구,상왕십리,한양대,삼성,선릉,교대,서초,방배,낙성대,신림,봉천,문래,영등포구청과 3호선 충무로,4호선 성신여대입구,숙대입구 등이다. 특히 방배역 승강장 천장과 벽 마감재의 경우 석면 함유량이 15%와 20%로 나타났으며 신림역과 영등포구청역 천장 등 6곳에서는 백석면보다 발암 위험도가 수십배 높은 것으로 알려진 갈석면이나 청석면이 함유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메트로는 이번 조사 결과 석면이 검출된 역사를 '석면특별관리역사'로 지정해 매월 공기질 모니터링을 실시할 방침이다. 또 중장기적으로 역사 냉방화 공사 등 대규모 공사를 할 때 역사 내 석면함유 물질을 제거하기로 했다.

메트로 관계자는 "석면이 천장재의 도포 성분으로 사용됐지만 고형(固形)물질이라 평상시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2001년부터 계속해 오고 있는 지하역사 내 공기 중 석면농도 조사에서도 모두 환경기준치(0.01개/㏄)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