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 좋은 신권 잡으면 돈된다"...韓銀 창구서 대기자들 '몸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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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1만원권과 1000원권이 22일부터 유통되기 시작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오전 8시 본관 지하 1층 현금수송장에서 새 1만원,1000원권 발행 개시식과 함께 새 지폐를 각 금융회사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이날 발행개시식에서 축사를 통해 "새 지폐는 첨단 위조방지 장치로 안전성을 높였고 크기를 줄이며 색상을 밝게 해 미관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발행개시식에서는 새 지폐 가운데 AAA 문자가 3개 들어가고 일련번호 1-100번 지폐가 언론에 처음 공개됐다.
이 지폐는 앞으로 한은 화폐금융박물관에 보존된다.
한은은 일련번호 100-10000번은 조폐공사를 통해 경매 처분할 예정이다.
10001-30000번까지는 이날 한은 화폐 교환창구에서 일반인을 상대로 교환했다.
이날 한국은행 화폐 교환창구에서는 새 지폐를 바꾸기 위해 사흘 넘게 노숙하며 줄을 선 사람들 간 자리다툼이 벌어지면서 오전 9시30분 예정이던 화폐교환 업무 개시가 오전 11시까지 지체됐다.
밤새워 줄을 서 있던 대기자들은 자체적으로 번호표를 마련해 1번부터 200번까지 교부했으나 이날 새벽 200번 이후의 사람들이 창구 앞에서 별도로 줄을 서면서 행렬 자체가 아수라장으로 변해 대기자들 간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주 목요일 오후 11시부터 한은 앞에서 줄을 서서 첫 번째로 새 지폐를 교환받은 이순근씨(50)는 "집에 소장할 예정"이라며 "화폐 가치는 오래 소장할 수록 올라가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중은행 창구에도 신권을 바꾸기 위해 사람들이 몰리면서 북적거렸다.
새 지폐를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일부 시중은행 지점들은 1인당 교환 한도를 자체적으로 정하기도 했다.
국민은행 창동지점 관계자는 "창구 문을 열자마자 3~4명의 고객이 신권을 바꿔갔다"며 "다양한 고객들에게 신권을 나눠주기 위해 1인당 30만원 정도로 한도를 제한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새 1만원권 지폐 도안의 일부로 사용된 '혼천의(渾天儀)'가 중국의 독창적인 천문관측기구로,우리 것이 아니라는 지적에 대해 "우리의 독창적 과학창조물인 혼천시계의 일부로 논란의 대상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은 관계자는 "도안에 사용된 혼천의는 조선 현종 10년(1669년) 천문학 교수였던 송이영이 만든 천문시계 '혼천시계'의 일부분"이라며 "천문관측기구인 혼천의는 중국에서 처음 만들어졌지만 여러 가지 형태가 있을 수 있어 중국의 혼천의가 도안에 사용됐다는 주장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