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간 독일 베를린 회동 후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와 북핵 6자 회담이 본격적인 대화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22일 YTN과의 인터뷰를 통해 "베를린에서 금융 문제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큰 윤곽에 대한 협의가 있었다"고 소개하고 "미국은 미국 법을 이행하는 것이고 북한은 받아야 할 것 이상의 제약을 받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어 (북·미 간에) 서로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러시아의 인테르팍스통신은 22일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북·미가 오는 24~27일 중국 베이징에서 회담을 열어 금융제재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송 장관은 "일정은 조정될 수 있어도 중요한 것은 서로 필요한 조건을 충족시키면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로이터 통신과 워싱턴포스트는 BDA 은행에 묶인 북한 계좌 50여개,총 2400만달러 중 미국이 일부 동결을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실무 협의에서 북한은 BDA 동결의 단초가 된 위폐 사업에 대해 재발 방지 약속을 포함한 대책을 미국에 전달할 가능성이 크다.

6자 회담의 진전을 가로막아 온 BDA 문제가 해결 조짐을 보임에 따라 관련국들은 회담 재개를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천영우 우리측 회담 수석 대표와 북한 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이날 의장국인 중국을 잇따라 방문,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과 회담 의제 및 일정을 협의했다.

하루 앞서 우 부부장을 만난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는 이날 "6자 회담에서 진전을 이룰 토대가 마련됐다"며 "중국 정부가 곧 회담 재개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기 회담의 의제와 관련,송 장관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9·19 공동성명의 초기 단계에 합의하고 이행 일정을 구체화시키는 것"이 이번 회담의 실질적 진전이 될 것이라고 밝히고 "9·19 공동성명을 채택하면서 1막이 끝났고 이제 2막1장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핵 사태가 대화 국면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으나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구도가 짜여져 있다고는 볼 수 없다"며 실제 회담의 결과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