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국내 장단기 금리의 역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국은행이 지준율을 인상하기 전 4.60%에 머물렀던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는 최근 4.94%까지 가파르게 올랐지만 4.72%였던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4.96%로 0.24%P 상승하는데 그쳐 단기금리의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과거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와 국내 경기가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는 점과 1년전 미국의 장단기 금리 역전이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었다는 점에서 우려를 자아낸다.

환율 하락과 부동산 경기 위축 우려 등으로 국내 경기 전망이 그다지 밝지 못한데다 이러한 점이 연초 주식시장의 급락 배경 중 하나이기 때문.

23일 신영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장단기 금리 역전을 국내 경기의 급격한 둔화 시그널로 인식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만 국내 경기의 둔화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1년전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후에도 미국 경기는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며 조만간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점을 지적.

원자재 가격이 빠르게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여의치 않을 경우 미국은 언제든 금리인하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국내의 경우도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는 시점이 항상 경기의 바닥이었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주식시장이 좀처럼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순환적 요인이나 수급 불균형이 아닌 경기적인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미국의 사례는 최근 국내 증시의 급락이 경기적 요인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조용히 증명해주고 있다고 이 연구원은 주장했다.

대우증권도 "국내 경제에 부동산 급조정 리스크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1분기 이후 성장 속도는 빨라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선행지수가 다른 나라들보다도 앞서 회복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며, 교역조건 개선과 재고조정의 마무리 등이 선행지수 상승을 뒷받침할 것이란 판단이다.

이 증권사 고유선 연구원은 "소비의 완만한 증가로 빠른 성장을 보이기는 힘들지만 설비투자의 증가세 유지와 건설투자의 플러스 성장 전환, 수출 호조 및 무역수지 흑자 확대로 2분기부터 성장속도가 재차 빨라질 전망"이라며 경기 둔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