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10여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면서 일본과 유럽을 크게 밑돌았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미국의 민간 경제조사기관 컨퍼런스보드의 조사 결과를 인용,23일 보도했다.

컨퍼런스보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경제성장 둔화와 고용 급증세가 겹쳐 미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1.4%에 그쳤다. 미국의 지난 3년간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2002년과 2003년의 절반 수준으로 둔화,제조업 수출 급증세에 힘입어 일본의 생산성 증가율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일본은 중국의 신규 수요에 힘입은 제조업 활성화로 지난해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2.5%를 기록했고 유럽 경제도 2000년 이후 가장 강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생산성이 크게 개선됐다.

특히 중국과 인도, 동유럽 국가 등 신흥공업국들의 경우 노동자들이 농업처럼 효율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부문에서 제조업 쪽으로 대거 이동함에 따라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지난해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9.5%,인도는 6.9%,새로 유럽연합(EU)에 가입한 동유럽국가들은 4.1%를 각각 기록했다.

컨퍼런스보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게일 포슬러는 "미국이 지난해 10여년 만에 최저 수준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보인 것은 주기적인 현상이라기보다는 서비스 산업 부진에 따른 결과"라면서 "생산성이 정보 통신기술 부문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고 지적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