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이 2년 연속 13조원대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은 2006년 18개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이 13조494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했던 2005년의 13조6343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003년 1조6819억원에 불과했지만 2004년(8조7751억원)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은행권이 지난해 대규모 순이익을 올린 것은 기업 및 가계의 대출이 늘어나 이자수익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국내은행의 총 대출자산은 2005년 말 751조4000억원에서 2006년 말 873조8000억원으로 1년간 122조4000억원(16.2%) 증가했다. 그 결과 이자수익도 전년대비 1조5000억원 늘어났다.

김대평 금감원 부원장보는 "이자수익이 큰 폭으로 늘었지만 지난해와 비슷한 당기순이익을 보인 것은 대손충당금 적립기준이 강화된 데다 이월 결손금 효과 축소로 인해 법인세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충당금 추가적립액 2조4000억원과 법인세비용 추가분 1조7000억원이 없었더라면 당기순이익은 16조7000억원에 달한 셈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예금 금리는 쥐꼬리만큼 주는 반면 대출금리는 과도하게 높게 받아 챙기는 고리(高利)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은행들이 이처럼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전반적인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다. 총자산이익률(ROA)은 2005년 1.27%에서 2006년 1.12%로 0.15%포인트 하락했다. 은행 간 영업경쟁이 심화되면서 순이자마진(NIM)이 2005년 2.81%에서 2006년 2.64%로 0.17%포인트 줄어들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