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조업체들의 국내 설비투자가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제조업 설비투자가 감소하기는 2000년대 들어 처음이다.

제조업체들의 국내 투자 감소는 해외 투자 증가로 이어지면서 제조업 공동화 현상을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산업자원부는 매출액 기준 상위 2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06년 설비투자 실적 및 2007년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이 계획하고 있는 올해 설비투자 금액은 56조3509억원으로 나타났다고 23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52조7416억원)보다 6.8% 증가하는 것이다.

그러나 200대 기업 중 제조업체만의 올해 설비투자 금액은 38조3958억원으로 지난해(38조8822억원)에 비해 1.3%(4864억원)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자부는 "2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설비투자 계획을 조사하기 시작한 2001년 이후 제조업체의 설비투자가 감소하기는 올해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민간 연구소 등에 따르면 2000년과 2001년에는 외환위기 때 줄어들었던 설비투자가 증가세를 보였던 만큼 제조업체의 설비투자 감소는 2000년 이후 처음이다.

실제 제조업체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2002년 0.5%를 기록한 이후 2003년과 2004년에는 30% 이상의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2005년과 지난해 설비투자 증가율은 각각 16.0%와 8.8%였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기업들은 업황이 좋지 않더라도 미래가 밝다고 판단이 들면 투자를 미루지 않는다"며 "하이닉스의 사례에서 보듯 각종 규제로 투자 자체가 여의치 않은 데다 불안한 노사관계,반기업 정서의 확산 등 불투명한 경영 환경이 기업들의 투자를 해외로 내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비제조업을 포함한 200대 기업 전체의 설비투자 증가율도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04년 25% 가까운 증가율에서 2005년과 2006년에 각각 13.0%로 낮아졌으며 올해는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