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투자 마이너스‥디스플레이 등 IT업종 투자 큰 폭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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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제조업이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
중국 동남아 등이 무서운 속도로 쫓아오고 있지만 국내 제조업 투자는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다.
국내 제조업체 역시 토지 인건비 등 생산비용이 싼 외국으로 설비투자 대상지역을 돌리고 있어 국내 제조업은 사실상 공동화 국면에 빠져들고 있다는 진단이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한국 제조업의 기둥 역할을 해 온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업종과 자동차 철강 등의 투자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투자규모가 13조5000억원에 이르는 하이닉스반도체의 이천공장 증설을 불허키로 한 결정은 다른 기업들의 투자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성장동력 식는다
산업자원부가 23일 발표한 설비투자 자료에서 눈에 띄는 점은 조선 정유 등 '굴뚝산업'이 투자규모를 늘려잡은 것과는 대조적으로 IT 분야의 투자가 큰 폭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는 점이다.
특히 국내 IT업종의 대표 업종이라 할 수 있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감소가 두드러졌다.
반도체의 경우 올해 설비투자 규모가 지난해보다 1.1% 줄어든 10조542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삼성전자가 시설투자를 줄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하이닉스는 지난해보다 1000억원을 늘린 4조4000억원을 올해 시설투자비로 책정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지난해 6조6400억원에 비해 1조원 이상 줄어든 5조4400억원을 올해 시설투자에 투입키로 했다.
디스플레이 업종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와 대비해 올해 설비투자 감소액만 3조원에 육박하며 감소율은 43%에 이른다.
핵심 원인은 LG필립스LCD 삼성전자 등이 투자를 대폭 줄였기 때문.LG필립스LCD는 지난해 2조8340억원의 시설투자비를 대폭 줄여 올해는 1조150억원만 집행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도 LCD사업에 지난해 2조5300억원을 투자했지만 올해는 자회사인 S-LCD 투자비를 포함해도 1조9000억원 투자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해외 투자는 급증 추세
반면 국내 기업의 해외 투자는 매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2002년 국내 기업의 해외투자 금액은 37억6000만달러 수준.하지만 2005년엔 이 수치가 67억2000만달러로 불어났다.
3년간 증가율이 78.7%로 연평균 25%를 웃돈다.
지난해엔 3분기까지 해외투자 금액이 74억6000만달러로 2005년 전체보다도 많다.
지난해 분기별 평균 해외투자 금액에다 증가율 추이를 감안할 경우 지난해 전체로는 100억달러를 훨씬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업체들이 외국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은 국내에서의 생산비용이 워낙 높기 때문이다.
대기업 A사 임원은 "참여정부 들어서만 각종 개발계획으로 인해 수도권 및 충청권의 땅값이 2배는 뛴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제 국내에서 부지를 조성해 공장을 늘리기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규제완화 제조업 공동화 막아야"
한국개발연구원(KDI)과 민간연구소들도 수치는 산자부와 다소 차이가 나지만 올해 설비투자 증가율이 둔화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정형민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올해 설비투자는 대내외적 제약요인으로 인해 둔화되면서 6.0% 안팎의 증가율을 기록하는 데 그칠 것"이라며 "정부는 경제정책 기조의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각종 규제를 완화해 투자 확대와 신사업 진출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상훈 KDI 연구위원은 이날 한국경제학회·한국경영학회 공동 심포지엄에서 '진입규제 완화의 경제적 효과와 규제개혁의 정치경제학'이라는 논문을 통해 "현존하는 진입규제의 절반을 없앨 경우 사업체에 따라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매년 0.5%포인트 증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계는 하이닉스의 투자 불허 사례를 들어 지역균형발전을 염두에 둔 수도권규제 완화,과도한 환경규제,출자총액제한제도의 폐지 등이 이뤄져야 설비투자가 획기적으로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박준동·이태명 기자 jdpower@hankyung.com
중국 동남아 등이 무서운 속도로 쫓아오고 있지만 국내 제조업 투자는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다.
국내 제조업체 역시 토지 인건비 등 생산비용이 싼 외국으로 설비투자 대상지역을 돌리고 있어 국내 제조업은 사실상 공동화 국면에 빠져들고 있다는 진단이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한국 제조업의 기둥 역할을 해 온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업종과 자동차 철강 등의 투자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투자규모가 13조5000억원에 이르는 하이닉스반도체의 이천공장 증설을 불허키로 한 결정은 다른 기업들의 투자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성장동력 식는다
산업자원부가 23일 발표한 설비투자 자료에서 눈에 띄는 점은 조선 정유 등 '굴뚝산업'이 투자규모를 늘려잡은 것과는 대조적으로 IT 분야의 투자가 큰 폭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는 점이다.
특히 국내 IT업종의 대표 업종이라 할 수 있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감소가 두드러졌다.
반도체의 경우 올해 설비투자 규모가 지난해보다 1.1% 줄어든 10조542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삼성전자가 시설투자를 줄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하이닉스는 지난해보다 1000억원을 늘린 4조4000억원을 올해 시설투자비로 책정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지난해 6조6400억원에 비해 1조원 이상 줄어든 5조4400억원을 올해 시설투자에 투입키로 했다.
디스플레이 업종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와 대비해 올해 설비투자 감소액만 3조원에 육박하며 감소율은 43%에 이른다.
핵심 원인은 LG필립스LCD 삼성전자 등이 투자를 대폭 줄였기 때문.LG필립스LCD는 지난해 2조8340억원의 시설투자비를 대폭 줄여 올해는 1조150억원만 집행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도 LCD사업에 지난해 2조5300억원을 투자했지만 올해는 자회사인 S-LCD 투자비를 포함해도 1조9000억원 투자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해외 투자는 급증 추세
반면 국내 기업의 해외 투자는 매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2002년 국내 기업의 해외투자 금액은 37억6000만달러 수준.하지만 2005년엔 이 수치가 67억2000만달러로 불어났다.
3년간 증가율이 78.7%로 연평균 25%를 웃돈다.
지난해엔 3분기까지 해외투자 금액이 74억6000만달러로 2005년 전체보다도 많다.
지난해 분기별 평균 해외투자 금액에다 증가율 추이를 감안할 경우 지난해 전체로는 100억달러를 훨씬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업체들이 외국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은 국내에서의 생산비용이 워낙 높기 때문이다.
대기업 A사 임원은 "참여정부 들어서만 각종 개발계획으로 인해 수도권 및 충청권의 땅값이 2배는 뛴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제 국내에서 부지를 조성해 공장을 늘리기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규제완화 제조업 공동화 막아야"
한국개발연구원(KDI)과 민간연구소들도 수치는 산자부와 다소 차이가 나지만 올해 설비투자 증가율이 둔화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정형민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올해 설비투자는 대내외적 제약요인으로 인해 둔화되면서 6.0% 안팎의 증가율을 기록하는 데 그칠 것"이라며 "정부는 경제정책 기조의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각종 규제를 완화해 투자 확대와 신사업 진출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상훈 KDI 연구위원은 이날 한국경제학회·한국경영학회 공동 심포지엄에서 '진입규제 완화의 경제적 효과와 규제개혁의 정치경제학'이라는 논문을 통해 "현존하는 진입규제의 절반을 없앨 경우 사업체에 따라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매년 0.5%포인트 증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계는 하이닉스의 투자 불허 사례를 들어 지역균형발전을 염두에 둔 수도권규제 완화,과도한 환경규제,출자총액제한제도의 폐지 등이 이뤄져야 설비투자가 획기적으로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박준동·이태명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