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제대혈(탯줄혈액)에서 추출한 성체줄기세포로 당뇨병을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서울대 수의과대학 강경선 교수 연구팀은 배아줄기세포와 같이 다양한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는 성체줄기세포를 제대혈에서 추출,이를 인슐린 분비기능을 가진 췌장 베타(β)세포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 성과는 미국의 생명과학 관련 국제 학술지 BBRC(Biochemical and Biophysical Research Communications) 온라인 판에 24일 게재된다. 강 교수팀은 이와 관련한 기술에 대해 국내에 특허 등록했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제대혈에서 추출한 성체줄기세포에 성장 인자와 사이토카인(생리활성 물질) 등을 집어넣어 특이한 세포 전환을 이끌어낸 결과"라며 "췌장 β세포가 인슐린 수치를 측정하는 지표인 C펩타이드에 발현하는지,이후 세포핵이 살아 있는지 여부 등을 모두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줄기세포는 스스로 복제하는 성질이 있어 이를 당뇨병 환자에게 주입하면 반영구적인 치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최소한 수시로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는 불편함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제대혈 줄기세포 연구는 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한 상태. 특히 제대혈 줄기세포는 인공 수정 후 남은 배아에서 체세포 분열로 얻어낸 배아줄기세포와는 달리 각종 윤리 논쟁에 휩싸이지 않는다. 또 신생아로부터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신선한 세포를 사용해 기형종으로 변화될 위험성이 적고 분화 능력도 우수하다.

해외에서는 아직 논문을 통한 과학적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고 치료에 쓰일 수 있을 만큼 대량 배양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강 교수팀의 이번 연구는 논문 게재와 특허 출원까지 확정돼 의의가 크다는 것이 학계의 반응이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