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IPTV(인터넷TV) 사업 전략이 달라졌다.

IPTV 관련 법제가 정비되기를 기다리는 전략에서 시장을 미리 개척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법제화가 마냥 늦어짐에 따라 IPTV 전 단계인 '프리(pre) IPTV'부터 시작하고 보자는 전략이다.

경쟁사 하나로텔레콤이 TV포털 '하나TV' 가입자를 크게 늘린 것도 자극이 됐다.

프리 IPTV 시장 공략은 △TV포털 '메가패스TV' 서비스 강화 △실시간 방송을 제외한 IPTV 서비스 △다운로드형 주문형 비디오(VOD) 서비스 개시 등 세 방향으로 전개한다.


메가패스TV 경쟁력 강화

KT는 2004년 '홈앤'이라는 이름의 TV포털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밀어붙이지 않았다.

지난해 하나로텔레콤이 하나TV 서비스를 시작한 뒤 서비스 이름을 '메가패스TV'로 바꿨지만 마케팅에는 소극적이었다.

IPTV가 지향점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IPTV 법제화가 늦어지고 하나TV 가입자가 25만명에 달할 만큼 급성장하자 전략을 바꿨다.

KT는 메가패스TV 전용 홈페이지를 개설했고 올해 들어 3년 약정 가입자에게 셋톱박스와 3개월 무료 서비스 혜택을 주고 있다.

영화 드라마 교육 등의 콘텐츠도 확충했고 노래방 뉴스 날씨 게임 등 양방향 서비스를 추가했다.

그 결과 서비스 개시 2년이 넘도록 1만여명에 불과하던 가입자가 이달 들어서만 1만명 이상 늘어났다.

실시간 방송만 뺀 IPTV 서비스

오는 4월에는 실시간 방송을 제외한 IPTV 서비스에 나선다.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아이코드' 서비스가 바로 그것.아이코드는 고화질 VOD 서비스는 물론 메신저,TV쇼핑,홈뱅킹 등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실시간 방송만 없을 뿐 사실상 IPTV다.

KT는 IPTV 시범 사업을 통해 확인한 문제점을 개선해 상용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다.

우선 실시간 방송을 제외한 IPTV의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IPTV 법제화가 마무리되면 곧바로 실시간 방송을 포함한 IPTV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했다.

다운로드형 VOD 서비스도

7월부터는 하나TV와 같은 다운로드형 VOD 서비스도 제공한다.

메가패스TV는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전송받아 재생하는 스트리밍 서비스다.

반면 하나TV는 콘텐츠의 일부나 전부를 내려받은 뒤 시청하는 '다운로드 앤드 플레이' 방식을 택하고 있다.

KT가 다운로드형 서비스를 도입하려는 것은 중·저속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를 IPTV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스트리밍의 경우 VDSL이나 광랜과 같이 전송속도가 50Mbps(초당 50메가비트)는 돼야 안정적인 서비스가 가능하다.

KT는 다운로드형 서비스를 위해 콘텐츠 저장용 하드디스크를 내장한 셋톱박스를 개발 중이다.

남중수 KT 사장은 "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앞으로 달려 나가는 것"이라는 '바람개비론'을 펼친 바 있다.

KT의 달라진 IPTV 전략을 보면 바람개비론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인상을 풍긴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