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B출신 이권 챙기기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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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1년 앞둔 러시아 '혼돈'…가스ㆍ석유 등 전략산업 장악
지난해 러시아 경제계에선 무기 수출을 독점하는 로스오보론 엑스포르트란 국영기업의 세르게이 체메조프(54) 사장이 서방언론에 대서특필됐다.
세르게이는 러시아 최대 자동차회사인 아우토바즈를 사들였고,세무 당국의 부당한 지원 아래 세계 최대 티타늄 회사인 VSMPO-아비스마도 인수했다.
그는 다른 자동차 회사와 항공기 회사의 이사도 맡고 있다.
하지만 그의 상세한 신상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옛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소속으로 1980년대 블리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함께 동독에서 근무했다는 경력 정도만 알려져 있다.
1990년대 중반 푸틴과 함께 크렘린에 들어간 세르게이는 2004년 대통령 지명으로 국영기업 사장에 올랐다.
내년 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러시아 산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석유 가스 알루미늄 철강 등 주요 전략 산업이 국가 주도로 급속히 재편되면서 KGB파의 이권 쟁탈전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대비한 권력 투쟁 성격까지 띠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세르게이와 같은 KGB 출신 강경파의 대두다.
KGB 출신들은 푸틴 대통령의 2기 임기가 시작된 2004년부터 본격적인 이권 확보전에 나섰다.
KGB 출신의 중심 인물인 이고리 세친 대통령부 부장관(46)은 현 정권에 비판적인 재벌 호도르고프스키가 소유하고 있던 석유 업체 유코스를 해체해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트에 통합시켰다.
KGB파는 천연가스 회사 가즈프롬 등 대형 에너지 회사도 잇따라 손에 넣었다.
KGB 출신들의 이권 쟁탈전 뒤엔 권력 투쟁이 숨어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4이 보도했다.
러시아 정치동향연구소 시모노프 소장은 "주요 산업에 대한 국가의 관리 강화는 선거를 대비한 자금 모집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푸틴 정권은 KGB파와 시장 경제를 지지하는 온건 세력 간 균형 위에서 유지돼 왔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면서 KGB 세력이 친서방파인 온건 세력에 대한 공격에 나섰다는 게 니혼게이자이 신문의 분석이다.
KGB파는 온건파인 드미트리 메드베네프 제1부총리(41)가 회장으로 있는 가즈프롬에도 KGB 출신 임원을 파견해 세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들은 사할린 천연가스 개발 사업에서 외국 자본을 배제하고 정권에 비판적 인사도 숙청하는 등 강경책을 주도하고 있다.
KGB파가 주요 산업에 대한 이권을 장악해 나가자 기존 재벌들은 해외 주식공개에 나서는 등 자구책을 찾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 기업의 주식공개(IPO)는 약 180억달러에 달해 전년 대비 4배 늘었다.
회사 수는 13개에서 22개로 증가했다.
회사측은 자금 조달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속내를 보면 그간 축적해온 부(富)를 합법화하기 위한 것이란 지적이다.
재벌들은 소련 붕괴 후 국영기업을 민영화하는 과정에서 부를 쌓았지만 그때 불투명한 점도 많았다.
따라서 외국 자본을 끌어들여 정부가 쉽게 손을 대지 못하도록 한다는 게 재벌들의 의도다.
옐친 전 대통령 집권 당시 최대 재벌이던 보리스 베레조프스키(60)가 영국으로 망명하고,석유회사 유코스 사장이던 미하일 호도르고프스키(43)가 시베리아형무소로 쫓겨난 것도 푸틴 정권에 비판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를 잘 아는 재벌들은 정치권의 눈치를 살피며 내년 봄 이후 차기 대통령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도쿄=최인한 특파원·차병석 기자 janus@hankyung.com
세르게이는 러시아 최대 자동차회사인 아우토바즈를 사들였고,세무 당국의 부당한 지원 아래 세계 최대 티타늄 회사인 VSMPO-아비스마도 인수했다.
그는 다른 자동차 회사와 항공기 회사의 이사도 맡고 있다.
하지만 그의 상세한 신상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옛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소속으로 1980년대 블리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함께 동독에서 근무했다는 경력 정도만 알려져 있다.
1990년대 중반 푸틴과 함께 크렘린에 들어간 세르게이는 2004년 대통령 지명으로 국영기업 사장에 올랐다.
내년 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러시아 산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석유 가스 알루미늄 철강 등 주요 전략 산업이 국가 주도로 급속히 재편되면서 KGB파의 이권 쟁탈전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대비한 권력 투쟁 성격까지 띠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세르게이와 같은 KGB 출신 강경파의 대두다.
KGB 출신들은 푸틴 대통령의 2기 임기가 시작된 2004년부터 본격적인 이권 확보전에 나섰다.
KGB 출신의 중심 인물인 이고리 세친 대통령부 부장관(46)은 현 정권에 비판적인 재벌 호도르고프스키가 소유하고 있던 석유 업체 유코스를 해체해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트에 통합시켰다.
KGB파는 천연가스 회사 가즈프롬 등 대형 에너지 회사도 잇따라 손에 넣었다.
KGB 출신들의 이권 쟁탈전 뒤엔 권력 투쟁이 숨어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4이 보도했다.
러시아 정치동향연구소 시모노프 소장은 "주요 산업에 대한 국가의 관리 강화는 선거를 대비한 자금 모집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푸틴 정권은 KGB파와 시장 경제를 지지하는 온건 세력 간 균형 위에서 유지돼 왔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면서 KGB 세력이 친서방파인 온건 세력에 대한 공격에 나섰다는 게 니혼게이자이 신문의 분석이다.
KGB파는 온건파인 드미트리 메드베네프 제1부총리(41)가 회장으로 있는 가즈프롬에도 KGB 출신 임원을 파견해 세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들은 사할린 천연가스 개발 사업에서 외국 자본을 배제하고 정권에 비판적 인사도 숙청하는 등 강경책을 주도하고 있다.
KGB파가 주요 산업에 대한 이권을 장악해 나가자 기존 재벌들은 해외 주식공개에 나서는 등 자구책을 찾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 기업의 주식공개(IPO)는 약 180억달러에 달해 전년 대비 4배 늘었다.
회사 수는 13개에서 22개로 증가했다.
회사측은 자금 조달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속내를 보면 그간 축적해온 부(富)를 합법화하기 위한 것이란 지적이다.
재벌들은 소련 붕괴 후 국영기업을 민영화하는 과정에서 부를 쌓았지만 그때 불투명한 점도 많았다.
따라서 외국 자본을 끌어들여 정부가 쉽게 손을 대지 못하도록 한다는 게 재벌들의 의도다.
옐친 전 대통령 집권 당시 최대 재벌이던 보리스 베레조프스키(60)가 영국으로 망명하고,석유회사 유코스 사장이던 미하일 호도르고프스키(43)가 시베리아형무소로 쫓겨난 것도 푸틴 정권에 비판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를 잘 아는 재벌들은 정치권의 눈치를 살피며 내년 봄 이후 차기 대통령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도쿄=최인한 특파원·차병석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