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이천공장 불허] 이상한 '하이닉스' 당정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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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반도체 공장 증설 문제를 놓고 24일 열린 정부와 여당의 협의는 한마디로 '이상한' 회의였다.
열린우리당 강봉균 정책위 의장과 우제창 제3정조위원장 등 여당 핵심 정책라인은 당·정협의가 열리기 이틀 전까지도 회의 개최 사실을 알지 못했다. 정부측이 당의 반발을 피해가기 위해 극비리에 참석자 범위를 조정하느라 핵심 관계자들에게도 이를 통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당 의원들에 따르면 당·정은 다음 달 고위당정회의에 하이닉스 문제를 처리키로 합의했었다. 하지만 당·정협의가 갑자기 24일로 잡혔고,회의의 주체도 고위당정회의에서 산업자원위원회 의원들만 참석하는 일반 당정협의로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3정조위원장인 우제창 의원과 수도권발전특위위원장인 정장선 의원은 철저히 소외됐다. 우 의원은 재정경제부를 방문했다가 우연히 이 사실을 알고 강력히 항의,자신과 정 의원 등을 참석 대상에 포함시켰다.
참석 대상이 급작스레 조정되다 보니 이날 회의에서는 정 의원의 명패조차 준비되지 않는 해프닝이 벌어졌고,강 정책위 의장은 불참하는 것으로 불편한 심기를 대신했다.
권오규 부총리는 절차상 문제로 발끈한 여당 의원들의 집중 공격을 받아 진땀을 흘려야 했다. 의원들은 "권 부총리가 회의 내용을 전날 주요 언론사 논설위원들을 만나 미리 흘리고,회의에서 일부 의원들을 의도적으로 배제하려 했다"며 강하게 질책했다. 급기야 조일현 건설교통위원장은 절차상 문제를 지적하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다.
당·정협의가 끝나고도 여진은 계속됐다. 산업자원부에서 브리핑한 당·정 간 합의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이 수도권 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제기된 것.
정 의원은 "정부가 2008년까지 수도권 규제 완화 작업을 진행키로 하고 하이닉스 2라인의 예정 부지는 그때 가서 결정하기로 했다"며 "반도체 1,2라인 모두 이천을 배제한 정부 발표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우 위원장도 "당·정협의 결과가 사실과 다른 것은 당과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로,정부가 자신들의 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꼼수'를 쓴 것"이라고 비난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열린우리당 강봉균 정책위 의장과 우제창 제3정조위원장 등 여당 핵심 정책라인은 당·정협의가 열리기 이틀 전까지도 회의 개최 사실을 알지 못했다. 정부측이 당의 반발을 피해가기 위해 극비리에 참석자 범위를 조정하느라 핵심 관계자들에게도 이를 통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당 의원들에 따르면 당·정은 다음 달 고위당정회의에 하이닉스 문제를 처리키로 합의했었다. 하지만 당·정협의가 갑자기 24일로 잡혔고,회의의 주체도 고위당정회의에서 산업자원위원회 의원들만 참석하는 일반 당정협의로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3정조위원장인 우제창 의원과 수도권발전특위위원장인 정장선 의원은 철저히 소외됐다. 우 의원은 재정경제부를 방문했다가 우연히 이 사실을 알고 강력히 항의,자신과 정 의원 등을 참석 대상에 포함시켰다.
참석 대상이 급작스레 조정되다 보니 이날 회의에서는 정 의원의 명패조차 준비되지 않는 해프닝이 벌어졌고,강 정책위 의장은 불참하는 것으로 불편한 심기를 대신했다.
권오규 부총리는 절차상 문제로 발끈한 여당 의원들의 집중 공격을 받아 진땀을 흘려야 했다. 의원들은 "권 부총리가 회의 내용을 전날 주요 언론사 논설위원들을 만나 미리 흘리고,회의에서 일부 의원들을 의도적으로 배제하려 했다"며 강하게 질책했다. 급기야 조일현 건설교통위원장은 절차상 문제를 지적하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다.
당·정협의가 끝나고도 여진은 계속됐다. 산업자원부에서 브리핑한 당·정 간 합의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이 수도권 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제기된 것.
정 의원은 "정부가 2008년까지 수도권 규제 완화 작업을 진행키로 하고 하이닉스 2라인의 예정 부지는 그때 가서 결정하기로 했다"며 "반도체 1,2라인 모두 이천을 배제한 정부 발표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우 위원장도 "당·정협의 결과가 사실과 다른 것은 당과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로,정부가 자신들의 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꼼수'를 쓴 것"이라고 비난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