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자들 속속 도착.. 스위스 군.경 철통 경비.검문

전세계의 정.관계, 재계, 학계, 언론계, 문화 예술계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스위스 알프스 휴양지 다보스에서 세계경제포럼(WEF) 주최 연례 포럼이 개막됐다.

포럼에 참석할 정상급 인사 24명을 포함한 각계 지도자들이 속속 다보스에 도착하고 있으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 스위스 군과 경찰 병력이 경비.검문에 나섰고, 사설 경비업체 요원들도 다수 동원됐다.

포럼 개막을 앞두고 23일 오후 늦게부터 밤새 내린 눈으로 포럼 회담장인 컨그레스 센터 주변 마을과 산, 도로는 햐얗게 뒤덮혔으며, 각종 행사 차량 등으로 비좁은 다보스 도로는 종일 북적였다.

예상과는 달리, 눈이 제법 많이 내리자, 포럼 주최측인 WEF는 상당히 아쉬워 했다는 후문이다.

이번 포럼의 핵심 초점 중 하나를 `기후 변화'로 잡고, "한창 겨울인데도 스키 리조트인 다보스에 전혀 눈이 내리지 않는다"는 논리로 각계 글로벌 지도자들을 상대로 기후 변화의 위험성을 적극적으로 부각시키려고 했으나, 공교롭게도 눈이 내리는 바람에 계획이 어긋나게 됐다고 WEF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그러나 때마침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23일 새해 국정연설을 통해 기후 변화를 "심각한 도전"으로 규정한 뒤 2017년까지 향후 10년간 휘발유 소비의 20%를 감축하겠다고 밝히자 환영하는 모습을 보였다.

포럼에 참석한 몇몇 비즈니스 지도자들도 부시 대통령의 계획을 환영하면서도 그 것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CO2 배출량의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알코아 CEO인 알렝 벨다는 기후 변화 관련 패널에서 그런 기준은 배출량 감축 테크놀러지를 수용하는 기업의 리스크를 줄여 줄 수 있다면서, 세계 최대 CO2 배출국인 미국이 이를 줄이기 위한 노력에 강력한 지도력을 발휘할 경우 다른 나라들의 배출 규정 강화를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오후(현지 시각) 포럼 개막식 연설을 통해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경고하고, 국제 사회가 모두 단합해서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역설할 예정이다.

포럼 회담장인 컨그레스 센터와 그 인근에 천막으로 만들어 놓은 미디어 센터를 연결하는 지하통로는 핵전쟁에 대비해 만들어 놓은 벙커로서, 그 안에서 WEF 소속 요원들이 행사를 지원하고 있다.

행사장도 매우 비좁을 뿐아니라, 며칠간 묶어야 할 다보스 지역내 호텔들의 경우 지나치게 비싼 숙박비에 비해서 그 시설은 형편 없는 수준이어서 상당수 참석자들이 불만을 털어 놓고 있다.

매년 다포스 포럼에 참석한다는 한 참석자는 "전세계에서 정상급을 포함해 수천명의 각계 지도자들을 이런 불편한 곳에 초청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어디 앉을 자리도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는 "내가 아는 대부분의 인사들이 그런 이유로 불만이 적지 않으나, WEF가 워낙 세계적인 명사들이 참석하는데도, 세계의 새로운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와 보게 된다"고 밝혔다.

WEF측에 따르면, 그야말로 알프스 오지인 다보스가 회담장소가 된 것은 클라우스 슈밥 회장이 처음 WEF의 전신인 `유럽 매니지먼트 포럼'을 1971년 만들어 유럽 경제인들을 초청하면서, 외부세계와 철저히 단절된 곳에서 머리도 식히고 토론을 집중적으로 하자는 배경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통령 특사인 김병준 청와대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 노준형 정보통신부 장관, 김현종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최 혁 주제네바 대사 등 정부 고위 인사들과 함께,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 최태원 SK그룹 회장,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김영대 대성그룹 대표, 이 근.조동성 서울대 교수, 장대환 한국신문협회 회장 겸 매일경제 회장을 포함한 정.재계 및 학계.언론계 인사 20여명이 참석한다.

(다보스연합뉴스) 이 유 특파원 ly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