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조그마한 산골마을 알자스는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소설가 신이현씨(43)는 겨울철만 되면 무슨 일이 있어도 알자스에 가야 한다고 말한다.

'이 세상에서 겨울이 가장 아름다운 곳'이기 때문이다.

프랑스 남자와 결혼해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하는 신씨는 신작 에세이집 '알자스'(랜덤하우스)에서 알자스 지방의 아름다운 풍경과 소박한 음식,인간미 넘치는 가족관계를 따스하면서도 섬세한 문체로 그려내고 있다.

알자스는 작가의 시부모인 루시와 레몽이 살고 있는 곳.이번 책은 알자스 인근 보주산맥 속에서 태어나 평생 이곳을 떠나지 않은 이 노부부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코앞에 할 일이 태산이라 90살은 넘겨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레몽.그에게 할 일이란 제 때에 텃밭의 채소를 거둬들이고,사과를 따고,아내가 만들어내는 달콤한 잼 병에 멋진 이름표를 달아주는 일 등이다.

알자스의 삶은 이처럼 소박하고 여유롭고 포근하다.

알자스만의 특별한 음식과 술에 얽힌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프랑스에서도 바다와 가장 거리가 먼 알자스 지방이지만 해산물과 잘 어울리는 포도주는 다름 아닌 알자스산이다.

알자스 백포도주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흰꽃 향기는 신기할 정도로 생선·조개와 잘 어울리기 때문.붉은 포도주에 물을 붓고 설탕과 오렌지,계피를 넣고 끓인 '뜨거운 포도주'도 이곳 특산물이다.

여름철엔 월귤나무 열매로 만든 새콤달콤한 잼을 즐길 수 있고 보주 산맥에서 안개가 내려오는 가을 무렵에는 들장미 잼과 야채고기 국물을 맛볼 수도 있다.

소설가 최인호씨는 "신이현은 알자스에서의 일상생활을 때로는 첼로로,때로는 바이올린으로 연주하듯 절묘하게 묘사해냄으로써 알자스의 사계를 눈부신 생명력으로 부활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