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중 수도권에서 지열(地熱) 냉난방을 적용한 아파트를 처음으로 선보일 계획입니다."

올해 코오롱건설의 새로운 사령탑을 맡게 된 원현수 대표이사(부사장)는 25일 "이제는 토목,건축만으로는 생존하기 어렵다"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 환경과 건설을 접목한 새로운 사업 영역에 투자를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히 태양광과 지열을 활용한 신개념 아파트 개발과 자동차 대체연료로 쓰이는 바이오에탄올 플랜트 시장 진출 등 환경친화적인 신(新)재생에너지 산업분야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특화시키겠다는 게 원 대표의 복안이다.

그는 "이 같은 방침에 따라 태양열과 지열 냉난방을 상용화하기 위한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지열 냉난방 시스템부터 시범실시해 3~4년 뒤에는 코오롱 아파트의 상당수를 태양광·지열 냉난방으로 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 대표는 "환경 플랜트 등 새로운 수익사업 발굴과 경영혁신을 통해 회사의 체질을 역동적으로 바꾸어 2010년까지 업계 10위권으로 도약하기 위한 초석을 놓을 것"이라고 강한 의욕을 보였다.

-태양광 및 지열 냉난방의 효과는.

"태양광 시스템은 발코니 유리창 대신 태양광 발전기능을 갖춘 유리창을 설치하는 기술이다.

지열 시스템도 지하 200m의 물을 파이프로 연결해서 열을 교환하는 구조로 환경친화적이다.

태양광과 지열 시스템을 활용하면 보일러 냉난방의 40% 정도를 절감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보일러나 에어컨을 구입할 필요 없이 마치 호텔과 같은 냉난방이 가능해진다.

단순히 냉난방시스템을 교체하는 수준이 아니라 주거문화가 획기적으로 바뀌는 계기가 될 것이다."

-환경 플랜트시장은 생소한데.

"환경 관련 생산시설과 공장을 설치하는 사업 분야다.

환경은 이제 돈으로 직결되는 시대다.

실제 코오롱건설은 전체 매출액의 10%를 환경 플랜트 산업이 차지하고 있다.

특히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바이오에탄올 생산 플랜트 수주다.

작년 말 러시아 볼고그라드에 짓는 2억3980만달러 규모를 수주했으며 캄보디아에서도 250억원 규모의 바이오에탄올 플랜트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사탕수수,밀 등 곡류를 이용해 만드는 바이오에탄올은 석유를 대신할 차세대 신재생 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이미 자동차 연료의 50%를 바이오에탄올로 쓰고 있을 정도다.

우리나라도 산업자원부에서 바이오에탄올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주택시장 여건이 어렵다.

"재개발,재건축 사업 수주물량이 많아 사업 포트폴리오를 균형 있게 조절하는 것이 급선무다.

실버주택과 같은 기능성 아파트나 타운하우스 등 틈새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올해 경영 목표는.

"매출은 1조1800억원,수주는 2조4200억원 정도로 잡고 있다.

매출은 지난해(1조1500억원)와 큰 차이는 없지만 그동안 비중이 높았던 주택사업 분야 매출을 환경 및 해외플랜트 분야로 확대해 포트폴리오를 재편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수주 분야도 올해는 목표치를 낮추는 대신 도로,항만 등 토목사업 쪽으로 다변화할 계획이다."

-지난해 동아건설 인수를 시도하다 불발됐는데 추가 계획이 있나.

"그룹차원의 중장기 전략인 '빅 스텝(Big Step) 2010'의 구체적인 실현을 위해 현재 업계 20위권인 우리 회사를 2010년엔 업계 10위권으로 키우는 것이 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수주를 극대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외형을 확대해야 한다.

동아건설 인수 실패 이후 몇몇 업체를 놓고 M&A 여부를 타진하고 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