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소송이 1심에서 원고 패소로 결론남에 따라 소송당사자였던 KT&G와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계 담배회사 필립 모리스,브리티시 아메리칸 타바코(BAT) 등 담배 회사들은 일제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KT&G는 "그동안 재판 과정에서 KT&G가 주장한 내용들에 대해 재판부가 현명하게 판단을 내려줬다"며 "앞으로 법이 허용하는 테두리 내에서 위축되지 않고 정상적인 담배 판매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소송 부담과 유해성 논란을 의식해 저개발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수출로 사업 방향을 잡았던 우리담배(예비 사업자 등록) 디지웨이브텍 등 민간 담배업체들도 이번 판결을 계기로 내수 시장으로 U턴할 분위기다.

이에 따라 앞으로 국내 담배시장은 선·후발업체와 외국업체들 간 쟁탈전으로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법원이 흡연으로 인한 암 유발,니코틴 의존성,경고 표시의 미흡 등 원고(폐암·후두암 환자와 유족) 측의 모든 주장을 인정하지 않는 취지의 판결문을 내놓자 KT&G 일부에선 '기대 이상'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사실 전날까지만 해도 전체적으로 이 회사 분위기는 침울했었다.

KT&G는 담배 소송 선고일을 하루 앞둔 지난 24일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하지만 시장에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내놓으면서 주가가 단숨에 2%나 곤두박칠쳤다.

여기에 담배 소송마저 '회사의 배상 책임'으로 결론날 경우 미칠 파장에 대해 걱정하는 기류가 흘렀지만,모든 쟁점에 대해 회사측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이 나오자 대부분의 직원이 안도하는 분위기다.

25일 증시에서 KT&G는 소송 리스크가 없어지면서 하루 만에 반등에 성공,전날보다 400원 오른 5만7200원에 마감됐다.

담배의 폐암 유발과 관련된 국내 첫 판결에서 귀중한 '1승'을 따냄에 따라 KT&G는 혹 생길지 몰랐던 '줄 소송'의 부담에서도 벗어나게 됐다.

한때 증권가에 '원고 일부 승소'라는 풍문이 돌면서 KT&G를 담당하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KT&G가 재판에서 질 경우 추가 소송이 줄을 이어 배상금 규모가 수천억원대로 불어날 경우를 대비해 손실 충당금을 적립하거나,하다 못해 보험이라도 들어 놓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놓기도 했다.

현재 300억원의 자본금을 납입하고 예비 사업자 등록을 마친 우리담배를 비롯한 후발업체들의 내수시장 진출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