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휴대폰톱 5' 생존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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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의 요도바시카메라는 우리나라 전자랜드 같은 전자제품 전문 매장이다. 이곳에서는 최첨단 정보기술(IT) 제품인 휴대폰이 생활용품처럼 판매된다. 10년쯤 전 미국 할인점에서 데스크톱PC가 식료품과 함께 쇼핑카트에 실려 계산대에 오른다는 얘길 듣고 놀랐는데 이제는 휴대폰도 그렇게 됐다.
IT 제품이 생활필수품이 되면 가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휴대폰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세계 5대 휴대폰 중 평균판매가격이 오른 곳은 소니에릭슨 뿐이다.
노키아 모토로라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모두 가격이 떨어졌다.
가격하락으로 채산성도 나빠졌다. 5개 업체 모두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근래에 보기 드물 정도로 나빴다. 경쟁사를 제압하기 위해 가격을 내리고 마케팅에 돋을 쏟아부은 결과 이익이 급격히 줄어든 것이다.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는 "결국엔 빅3만 살아남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돈다. 빅5의 생존 레이스가 본격화된 느낌이 든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 업체는 불리하다. 가격인하 압박을 견디려면 원가를 낮춰야 하는데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다. 소품종 대량생산하는 1위 노키아나 2위 모토로라에 비해 원가가 많이 든다. 생산 규모가 작아 부품 구매력에서도 밀린다.
나쁜 쪽만 들여다보면서 과연 어느 업체가 밀려날까 생각하면 간담이 서늘해진다. 지난 수년간 휴대폰 업계는 톱5로 압축되면서 그 밖의 업체는 뒤에서부터 하나씩 밀려났다. 세계 시장에서는 독일 지멘스가 쓰러졌고 한국에서는 VK가 쓰러졌다.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휴대폰 사업은 히트 상품 한두 개만으로도 순위가 금세 바뀐다. 모토로라는 '레이저' 덕분에 한국 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렸고 소니에릭슨은 '워크맨폰'과 '사이버샷폰' 2개로 영업이익률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한국 업체들이 고전하는 것은 자만했기 때문일 수 있다. 수년 전 삼성전자가 2위 모토로라를 바짝 추격했을 때만 해도 큰소리를 쳤다. 이제는 모든 것을 다시 점검하고 새출발해야 할 때인 것 같다. 가격하락 압박을 이겨낼 수 있는 히트상품을 만들어내면 '제2의 애니콜 신화'도 가능할 것이다.
김현지 IT부 기자 nuk@hankyung.com
IT 제품이 생활필수품이 되면 가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휴대폰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세계 5대 휴대폰 중 평균판매가격이 오른 곳은 소니에릭슨 뿐이다.
노키아 모토로라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모두 가격이 떨어졌다.
가격하락으로 채산성도 나빠졌다. 5개 업체 모두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근래에 보기 드물 정도로 나빴다. 경쟁사를 제압하기 위해 가격을 내리고 마케팅에 돋을 쏟아부은 결과 이익이 급격히 줄어든 것이다.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는 "결국엔 빅3만 살아남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돈다. 빅5의 생존 레이스가 본격화된 느낌이 든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 업체는 불리하다. 가격인하 압박을 견디려면 원가를 낮춰야 하는데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다. 소품종 대량생산하는 1위 노키아나 2위 모토로라에 비해 원가가 많이 든다. 생산 규모가 작아 부품 구매력에서도 밀린다.
나쁜 쪽만 들여다보면서 과연 어느 업체가 밀려날까 생각하면 간담이 서늘해진다. 지난 수년간 휴대폰 업계는 톱5로 압축되면서 그 밖의 업체는 뒤에서부터 하나씩 밀려났다. 세계 시장에서는 독일 지멘스가 쓰러졌고 한국에서는 VK가 쓰러졌다.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휴대폰 사업은 히트 상품 한두 개만으로도 순위가 금세 바뀐다. 모토로라는 '레이저' 덕분에 한국 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렸고 소니에릭슨은 '워크맨폰'과 '사이버샷폰' 2개로 영업이익률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한국 업체들이 고전하는 것은 자만했기 때문일 수 있다. 수년 전 삼성전자가 2위 모토로라를 바짝 추격했을 때만 해도 큰소리를 쳤다. 이제는 모든 것을 다시 점검하고 새출발해야 할 때인 것 같다. 가격하락 압박을 이겨낼 수 있는 히트상품을 만들어내면 '제2의 애니콜 신화'도 가능할 것이다.
김현지 IT부 기자 n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