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기업의 60~70%는 신소비계층으로 부상한 시니어(실버) 전담대책팀(시니어부서)을 구성,운영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기업들의 발빠른 대처가 필요합니다."

'시니어 마케팅 활성화를 위한 국제 세미나' 참석차 한국에 온 일본의 유일한 시니어마켓 전문기관 시니어커뮤니케이션의 야마사키 신지 회장(37)은 26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일본은 올해부터 대량 퇴직이 시작되는 전후 '단카이세대'(1947~49년생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금만 50조엔에 달해 기업들이 이를 잡기 위한 마케팅에 총력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소개했다.

기업들은 이를 위해 주택 여행 금융 건강 미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니어 고객을 위한 신상품과 서비스 개발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실제 도요타 혼다 등 자동차회사나 식품업체 등 모든 업종의 기업들로부터 시니어 마켓서비스를 위한 상담과 의뢰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야마사키 회장은 한국보다 일본이 시니어 마케팅에서 더 활발한 요인으로 시니어들의 의식 차이를 꼽았다. "일본 시니어의 51%는 '노후생활비를 자녀에게 의존하기 싫다'고 응답해 한국의 비율인 23.7%보다 2배나 높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일본의 경우 개인 금융자산의 75%를 50세 이상이 갖고 있으며 이들은 소비 성향이 높고 필요에 따라 고액 구매를 하는 '선택적 소비'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야마사키 회장은 "일본이 노인인구가 전체의 14%를 차지하는 고령화사회 진입에 24년 걸린 데 비해 한국은 이보다 훨씬 빠르다"며 "따라서 한국의 기업들도 이 시장을 잡기 위한 전담부서 설립이나 이들을 타깃으로 한 상품 및 서비스 개발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니어커뮤니케이션은 2000년 5월 설립돼 시니어 마켓을 원하는 기업에 대한 컨설팅,상품 공동 개발 및 투자를 주업무로 하고 있으며 2005년 일본증시에 상장됐다.

야마사키 회장은 교토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미국계 컨설팅사 베인&컴퍼니에서 근무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