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 인터뷰] 조영호 군인공제회 이사장‥"올해 M&A 월척 잡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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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6조5000억원 규모의 군인공제회가 다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금호타이어 진로 해태제과 등 대규모 기업 인수·합병(M&A)을 잇따라 성사시키면서 '미다스의 손''M&A의 명수' 등으로 이름을 떨쳤던 군인공제회.그러나 높은 가격을 이유로 지난해 5월 대우건설 인수전에서 발을 뺀 뒤 그동안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어 시장은 군인공제회의 다음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워 왔다.
군인공제회가 이처럼 숨 고르기를 한 것은 조영호 이사장(62)을 새 사령탑으로 맞은 지난해 3월 이후 지금까지 시장환경 변화에 따른 투자 전략을 재점검하는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조 이사장도 지난 10여개월 동안 업무 파악 등 '경영 수업'을 받느라 여념이 없었다.
조 이사장은 "최고경영자로서 그동안 공부 많이 했다.
이제부터 액션에 들어가 하나 하나 결과물을 내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군인공제회는 올해 M&A 등을 위해 6000여억원의 '총알'을 장전해 놓고 먹잇감 사냥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베트남 골프장 건설,중국 노천탄광 개발 등 해외시장 진출도 서두르고 있다.
취임 후 언론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등 매우 조심스런 행보를 보여 온 조 이사장을 지난 25일 서울 도곡동 군인공제회 이사장실에서 만나 새해 투자 전략 등에 대해 들어 봤다.
-취임한 지 10개월이 지났는데 그동안 어땠습니까.
"매일 전쟁을 치르는 기분입니다.
후배들의 귀한 재산을 갖고 각종 위험이 도사리는 시장에서 투자를 결정하는 게 지뢰밭을 통과해야 하는 전쟁터 지휘관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러다 보니 출근 때 100% 충전된 에너지를 다 소진하고 퇴근하면 물 먹은 솜이 된 것처럼 느낄 때가 많죠."
-군인과 기업 경영자 중 무엇이 더 어렵던가요.
"두 직업 간 닮은 점도 많지만 솔직히 기업 경영이 훨씬 어렵죠.그래서 능률협회 삼성경제연구소 등이 마련하는 조찬 세미나에 꼭 참석해 경영 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 덕분인지 지난해 목표치(620억원)를 훌쩍 뛰어넘는 1398억원의 당기 순익(3월 결산)을 올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정도면 취임 첫 해 치고 괜찮은 성적 아닌가요."
-벤치 마킹하고 싶은 기업이 있나요.
"기업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삼성을 본받고 싶어할 겁니다.
저 스스로도 이건희 회장이 쓴 책을 읽는 등 삼성의 경영 전략을 많이 배우려 합니다.
특히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행하는 각종 자료는 경영 교과서로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한동안 군인공제회의 활동이 뜸해 시장에서 많이 궁금해하고 있는데요.
"금융·부동산 시장 등 경영 환경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지난 수년간 고속 성장을 거듭해 왔지만 이젠 지속 성장으로 전략을 바꿔야 할 때입니다.
이를 위해 최근 삼일회계법인에 용역을 의뢰해 사업지원 부문을 줄이는 대신 사업 부문을 대폭 확대하는 쪽으로 조직을 개편했습니다.
이제 워밍업 기간이 끝났습니다.
앞으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겁니다."
-현대건설 대한통운 등 대형 M&A 매물 중 가장 매력적인 기업은 어디인가요.
"다들 좋은 '물건'입니다.
외환위기 후 구조조정을 거쳐 부실을 털어낸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현대건설 등 투자 대상 기업 인수·합병과 관련,아직 구체적인 제안을 받지는 않았지만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투자 조건만 맞으면 재무적 투자자로서 적극 뛰어들 겁니다."
-부동산 시장이 정부의 각종 대책으로 큰 변화를 겪고 있는데요.
"사업 부지의 부족,부동산 경기 둔화 등으로 여러 가지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따라서 비교적 분양이 용이한 오산 김포 인천 아산 등 수도권 위주의 택지를 확보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해외 투자를 크게 강화한다고 들었는데요.
"현재 석탄공사 대한투자신탁 등과 공동으로 600억원을 투자,중국 네이멍구 자치구 노천탄광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신 지난해 추진했던 네이멍구 자치구 유팡하오(油房壕)광구 개발 계획은 중국측 파트너와 조건이 맞지 않아 접기로 했죠.또 베트남 호찌민시 인근에 골프장 건설도 추진 중입니다.
베트남 국영 기업과 공동으로 추진하는 이 사업에는 300억원이 투자될 겁니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베트남을 다녀왔고 조만간 베트남측과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계획입니다."
-베트남 골프장은 직접 경영하나요.
"골프장 운영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직영할 겁니다.
최근 현지 골프장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군인공제회로서도 장기적인 수익원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해외 골프장 사업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해외 증시에도 직접 투자할 계획이 있나요.
"올해 기관 투자가에 포함돼 해외 증시에 대한 직접 투자가 허용됐지만 아직 그럴 계획은 없습니다.
당분간 운용사를 통해 간접 투자하면서 경험을 쌓은 후 해도 늦지 않을 것 같네요.
국내 증시에는 지난해 말 2000억원가량 투자해 재미 좀 봤습니다.
올해도 신규로 700억원을 투자할까 합니다."
-산업은행 등과 전략적 업무 제휴를 맺었는데 성과가 있나요.
"최근 발표한 해양 심층수 개발 건이 산업은행과의 첫 공동 작품입니다.
산업은행 외 KOTRA와도 업무 제휴를 맺었습니다.
KOTRA의 막강한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외자 유치나 해외 투자시 정보를 교환하면 서로 윈윈할 수 있을 겁니다."
-갈수록 시장이 세분화·복잡화되고 있어 전문 인력이 많이 필요할 텐데요.
"본부 직원 10명 중 4명가량이 군에서 10년 이상 근무했던 직업 군인 출신입니다.
이들의 책임감 리더십 관리능력 등에 아웃소싱을 통한 외부 전문가 집단의 전문성이 합쳐져 그동안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경영 실적이 이를 대변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2월 중 회계사,국제재무분석사,세무사 등의 자격증을 가진 전문 인력 5명을 뽑아 리스크관리팀 자금운용팀 등에 배치해 전문성을 보강할 계획입니다."
-군인공제회가 급성장하면서 직원 비리 등 부작용도 적지 않은데요.
"몇몇 직원들의 개인 비리로 물의를 일으킨 적은 있지만 조직적인 비리는 없어 그나마 다행입니다.
앞으로는 개인 비리도 끼어들 틈이 없도록 모든 것이 시스템에 의해 결정될 수 있는 투명성을 강화할 겁니다."
-회원 지급률(이자율) 조정 계획이 있나요.
"내부 정관에 '최근 1년간 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 상위 5개 시중 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의 평균 금리보다 1~2%포인트 높게 한다'는 조항을 신설해 지급률 조정에 대한 유연성을 높였습니다.
회원 지급률은 지난해 1월부터 1%포인트 낮췄으나 여전히 연 7%로 시중 은행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따라서 사모펀드 연기금 은행 보험사 등과 경쟁하기 위해 추가 인하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올해 당기순익 목표는 얼마로 잡았나요.
"지난해 620억원(목표치)보다 30억원 늘려 650억원으로 세웠습니다.
시장여건이 어렵지만,최선을 다해 목표를 달성할 계획입니다."
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
최근 몇 년 새 금호타이어 진로 해태제과 등 대규모 기업 인수·합병(M&A)을 잇따라 성사시키면서 '미다스의 손''M&A의 명수' 등으로 이름을 떨쳤던 군인공제회.그러나 높은 가격을 이유로 지난해 5월 대우건설 인수전에서 발을 뺀 뒤 그동안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어 시장은 군인공제회의 다음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워 왔다.
군인공제회가 이처럼 숨 고르기를 한 것은 조영호 이사장(62)을 새 사령탑으로 맞은 지난해 3월 이후 지금까지 시장환경 변화에 따른 투자 전략을 재점검하는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조 이사장도 지난 10여개월 동안 업무 파악 등 '경영 수업'을 받느라 여념이 없었다.
조 이사장은 "최고경영자로서 그동안 공부 많이 했다.
이제부터 액션에 들어가 하나 하나 결과물을 내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군인공제회는 올해 M&A 등을 위해 6000여억원의 '총알'을 장전해 놓고 먹잇감 사냥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베트남 골프장 건설,중국 노천탄광 개발 등 해외시장 진출도 서두르고 있다.
취임 후 언론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등 매우 조심스런 행보를 보여 온 조 이사장을 지난 25일 서울 도곡동 군인공제회 이사장실에서 만나 새해 투자 전략 등에 대해 들어 봤다.
-취임한 지 10개월이 지났는데 그동안 어땠습니까.
"매일 전쟁을 치르는 기분입니다.
후배들의 귀한 재산을 갖고 각종 위험이 도사리는 시장에서 투자를 결정하는 게 지뢰밭을 통과해야 하는 전쟁터 지휘관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러다 보니 출근 때 100% 충전된 에너지를 다 소진하고 퇴근하면 물 먹은 솜이 된 것처럼 느낄 때가 많죠."
-군인과 기업 경영자 중 무엇이 더 어렵던가요.
"두 직업 간 닮은 점도 많지만 솔직히 기업 경영이 훨씬 어렵죠.그래서 능률협회 삼성경제연구소 등이 마련하는 조찬 세미나에 꼭 참석해 경영 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 덕분인지 지난해 목표치(620억원)를 훌쩍 뛰어넘는 1398억원의 당기 순익(3월 결산)을 올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정도면 취임 첫 해 치고 괜찮은 성적 아닌가요."
-벤치 마킹하고 싶은 기업이 있나요.
"기업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삼성을 본받고 싶어할 겁니다.
저 스스로도 이건희 회장이 쓴 책을 읽는 등 삼성의 경영 전략을 많이 배우려 합니다.
특히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행하는 각종 자료는 경영 교과서로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한동안 군인공제회의 활동이 뜸해 시장에서 많이 궁금해하고 있는데요.
"금융·부동산 시장 등 경영 환경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지난 수년간 고속 성장을 거듭해 왔지만 이젠 지속 성장으로 전략을 바꿔야 할 때입니다.
이를 위해 최근 삼일회계법인에 용역을 의뢰해 사업지원 부문을 줄이는 대신 사업 부문을 대폭 확대하는 쪽으로 조직을 개편했습니다.
이제 워밍업 기간이 끝났습니다.
앞으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겁니다."
-현대건설 대한통운 등 대형 M&A 매물 중 가장 매력적인 기업은 어디인가요.
"다들 좋은 '물건'입니다.
외환위기 후 구조조정을 거쳐 부실을 털어낸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현대건설 등 투자 대상 기업 인수·합병과 관련,아직 구체적인 제안을 받지는 않았지만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투자 조건만 맞으면 재무적 투자자로서 적극 뛰어들 겁니다."
-부동산 시장이 정부의 각종 대책으로 큰 변화를 겪고 있는데요.
"사업 부지의 부족,부동산 경기 둔화 등으로 여러 가지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따라서 비교적 분양이 용이한 오산 김포 인천 아산 등 수도권 위주의 택지를 확보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해외 투자를 크게 강화한다고 들었는데요.
"현재 석탄공사 대한투자신탁 등과 공동으로 600억원을 투자,중국 네이멍구 자치구 노천탄광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신 지난해 추진했던 네이멍구 자치구 유팡하오(油房壕)광구 개발 계획은 중국측 파트너와 조건이 맞지 않아 접기로 했죠.또 베트남 호찌민시 인근에 골프장 건설도 추진 중입니다.
베트남 국영 기업과 공동으로 추진하는 이 사업에는 300억원이 투자될 겁니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베트남을 다녀왔고 조만간 베트남측과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계획입니다."
-베트남 골프장은 직접 경영하나요.
"골프장 운영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직영할 겁니다.
최근 현지 골프장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군인공제회로서도 장기적인 수익원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해외 골프장 사업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해외 증시에도 직접 투자할 계획이 있나요.
"올해 기관 투자가에 포함돼 해외 증시에 대한 직접 투자가 허용됐지만 아직 그럴 계획은 없습니다.
당분간 운용사를 통해 간접 투자하면서 경험을 쌓은 후 해도 늦지 않을 것 같네요.
국내 증시에는 지난해 말 2000억원가량 투자해 재미 좀 봤습니다.
올해도 신규로 700억원을 투자할까 합니다."
-산업은행 등과 전략적 업무 제휴를 맺었는데 성과가 있나요.
"최근 발표한 해양 심층수 개발 건이 산업은행과의 첫 공동 작품입니다.
산업은행 외 KOTRA와도 업무 제휴를 맺었습니다.
KOTRA의 막강한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외자 유치나 해외 투자시 정보를 교환하면 서로 윈윈할 수 있을 겁니다."
-갈수록 시장이 세분화·복잡화되고 있어 전문 인력이 많이 필요할 텐데요.
"본부 직원 10명 중 4명가량이 군에서 10년 이상 근무했던 직업 군인 출신입니다.
이들의 책임감 리더십 관리능력 등에 아웃소싱을 통한 외부 전문가 집단의 전문성이 합쳐져 그동안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경영 실적이 이를 대변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2월 중 회계사,국제재무분석사,세무사 등의 자격증을 가진 전문 인력 5명을 뽑아 리스크관리팀 자금운용팀 등에 배치해 전문성을 보강할 계획입니다."
-군인공제회가 급성장하면서 직원 비리 등 부작용도 적지 않은데요.
"몇몇 직원들의 개인 비리로 물의를 일으킨 적은 있지만 조직적인 비리는 없어 그나마 다행입니다.
앞으로는 개인 비리도 끼어들 틈이 없도록 모든 것이 시스템에 의해 결정될 수 있는 투명성을 강화할 겁니다."
-회원 지급률(이자율) 조정 계획이 있나요.
"내부 정관에 '최근 1년간 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 상위 5개 시중 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의 평균 금리보다 1~2%포인트 높게 한다'는 조항을 신설해 지급률 조정에 대한 유연성을 높였습니다.
회원 지급률은 지난해 1월부터 1%포인트 낮췄으나 여전히 연 7%로 시중 은행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따라서 사모펀드 연기금 은행 보험사 등과 경쟁하기 위해 추가 인하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올해 당기순익 목표는 얼마로 잡았나요.
"지난해 620억원(목표치)보다 30억원 늘려 650억원으로 세웠습니다.
시장여건이 어렵지만,최선을 다해 목표를 달성할 계획입니다."
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