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시대,미래의 기업은 어떤 모습일까. 전문가들은 몇몇 혁신 기업에서 미래 기업의 단초를 찾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위키피디아(Wikipedia)나 이베이(eBay) 등이다.

이들은 브랜드를 구축하는 수단으로 '평판 자본(reputation capital)'을 활용한다. 즉 거래 참여자의 실적과 신뢰를 평가해 점수를 주고 이들 이름 없는 수십만명의 기여를 바탕으로 브랜드 구축에 성공했다. 성실한 참여자에게 더 높은 점수를 부여해 이베이에서는 판매가를 더 높일 수 있도록 했고 위키피디아에서는 더 많은 권한을 인정해 준 것이다. 평판 자본은 실생활에서도 유용한 수단으로 쓰인다. 일부 청년층 구직자들은 자신의 이베이 등급을 이력서에 기재하고 있다. 이베이의 '트러스트마크'(Trust Mark)가 신뢰성과 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가 된 셈이다. 고유한 브랜드 없이 사이버 세계에서 활동하는 신흥 기업에 평판 자본은 흥미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와 함께 디지털 인프라의 보급,광대역 무선 기능의 성숙 등으로 세계 시장의 장벽이 무너지고 새로운 유통 채널이 등장하면서 초미니 기업이 세계 무대에서 부각되고 있다. 미국의 가전업체인 아펙스 디지털(Apex Digital)은 2002년 종업원 100명 미만으로 1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려 기존의 사업 모델에 충격을 가했다.

초미니 기업은 민첩성과 유연성을 원하는 대기업의 파트너로도 적합하다. 이들은 대기업에 업무 프로세스에서 연구 개발에 이르는 모든 활동에 아웃소싱 서비스를 제공하며 파트너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다. 대기업은 특화된 제품이나 서비스를 공급하고자 하거나,세분화된 시장에 진입하고자 할 때 이들에게 의존하게 될 것이다.

IBM 배우련 컨설턴트는 "미래엔 평판이 새로운 자본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수십명의 종업원으로도 기존 대규모 기업과 같은 성과를 내는 초소 규모 기업들이 많이 탄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창재 기자 you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