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는 올 2학기부터 학생들이 강의 내용을 손수 짜고 지도교수도 직접 고르는 '학생설계 강의'를 도입한다. 기존 교양 과목에서 다루지 못한 분야에 대해 학생들에게 맞춤식 수업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서울대 기초교육원은 28일 그동안 국내 여러 대학들이 검토해 오던 학생설계 강의를 전격 도입하고 강의조교(TA) 인증제 도입,핵심교양 과정 확대 등을 골자로 한 '기초교육 내실화와 혁신을 위한 발전계획'을 발표했다.

서울대는 교내 교수학습개발센터가 비교과 과목으로 운영해 오던 '학생설계 과목(Independent Study)'을 정규교과로 편성,학생들이 스스로 주제를 선택하고 강의 계획을 마련토록 할 계획이다. 학생설계 과목은 특정 주제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모여 적절한 지도교수를 직접 섭외하고 1 대 1 지도나 그룹 스터디 형식으로 강의를 진행하도록 한다. 외부 인사도 교수로 초빙될 수 있다.

학생설계 강의에는 지도교수와 학생이 합의해서 작성한 문헌 목록에 따라 독서와 토론을 하고 보고서를 제출하는 '인디펜던트 리딩(Independent Reading)',학생이 작성한 연구 계획서를 심사해 연구비를 지급하고 연구 결과 보고서를 제출하는 '인디펜던트 리서치(Independent Research)' 프로그램도 포함된다.

재학생들의 기초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핵심교양과목의 범위와 필수 이수학점도 대폭 늘어난다. 문학과 예술,역사와 철학,사회와 이념,자연의 이해 등 4개 분야로 나뉜 핵심교양에 '융합 학문' 분야가 추가되는 것. 예를 들면 인문ㆍ사회ㆍ자연계열의 학문을 접목시킨 강의가 신설되며 관련 학과(부) 교수들이 2~3년씩 돌아가며 기초교육원에 파견 근무하면서 강의를 맡는다. 교양과목 필수 이수학점도 종전 9학점에서 12~15학점 이상으로 늘어난다.

아울러 교양 과정의 개편에 따라 강의조교의 질적 수준도 높아질 전망이다. 대학원생 중 강의조교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한 이들에게 일정한 자격을 부여하는 '강의조교 인증제'가 오는 7월부터 도입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서울대는 △교양영어 세분화 △수학ㆍ물리ㆍ화학ㆍ생물 등 기초과학 과목에 '입학 전 교육' 및 특별반ㆍ특수학점 제도 도입 △한국학,한국사,한국철학,한국법,외국 문화의 이해 등 영어로 진행하는 국제화 교양과목 신설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박은정 서울대 기초교육원장은 "교양과목 개편은 이장무 총장이 강조하는 국제화와 학문 간 융ㆍ통합화,주체적인 리더십 고양을 위한 것"이라며 "교양과목을 중시하는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서울대가 선도적으로 재학생의 기초학력을 향상시키겠다"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