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해외영업본부 조직을 세분화하고 인력을 보강해 경쟁 업체들의 공세에 적극 대응하며,해외 시장에서 '지역별 정밀 조준 마케팅'을 펼친다는 구상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영업 및 판매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해외영업본부의 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조직 개편과 인사를 지난 26일 실시했다.
이번 조직 개편의 핵심은 해외영업본부가 독립적인 권한을 갖고 광고 및 판촉·마케팅 활동을 벌일 수 있도록 한 것.
이를 위해 종전 마케팅총괄본부 소속으로 해외 광고 등을 관장하던 커뮤니케이션팀을 해체하고 해외영업본부에 별도의 해외광고팀을 신설했다.
마케팅총괄본부가 맡던 해외 마케팅 기능도 해외영업본부 직속으로 이관하고 해외판촉팀 인원을 대폭 보강했다.
이에 따라 해외영업본부는 마케팅총괄본부의 간섭에서 벗어나 독립적이고 자율적으로 해외 광고 및 판촉,마케팅 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
현대차그룹은 또 해외영업팀을 지역별로 세분화해 현지 사정에 맞는 밀착 영업활동을 벌이고 잠재력이 큰 신흥시장에 대한 공략도 강화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기존 미주팀을 북미팀과 중남미팀으로 나눴다.
북미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멕시코 칠레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의 공략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실제 현대차는 지난해 '원고-엔저'의 충격으로 중남미 시장에서 차량 가격을 두 차례나 인상,판매량이 급감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 경쟁 업체들은 성장잠재력이 큰 중남미에 현지 생산 거점을 갖춘 반면 현대차는 전량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며 "원화 강세를 상쇄할 수 있는 별도의 전략 수립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신흥시장인 아시아·태평양지역을 한꺼번에 관할하던 아·태지역팀도 아시아팀과 태평양팀으로 분리했다.
아시아팀은 일본 싱가포르 태국 대만 등을 맡고,태평양팀은 호주 뉴질랜드 등 오세아니아지역을 담당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연구개발 단계에서부터 효율적인 상품 출시 전략을 짜기 위해 그룹의 연구개발 총사령탑인 이현순 사장이 상품 전략까지 총괄하도록 했다.
마케팅총괄본부의 이름을 상품전략총괄본부로 바꾸고 이 사장에게 담당 사장을 겸직하도록 한 것.
새로 개편된 상품전략총괄본부는 현대·기아차의 상품 출시 전략 등을 총괄 조정한다.
상품 개발 단계에서 원가를 줄이고 현지 시장에 가장 적합한 상품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정몽구 회장의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조직 개편은 해외영업 조직의 권한과 기능을 최대한 강화해 부진한 해외 판매를 끌어올리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특히 해외영업 조직의 세분화를 통해 보다 현지화한 마케팅 및 판매 활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해외영업본부 조직 확대에 맞춰 국내영업본부의 위상도 강화해 국내외 판매를 동시에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