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이공계를 졸업하고 21년6개월간 직장생활을 한 만 48세 회사원.'올해 처음으로 '별'을 단 대기업 임원들의 가장 전형적인 유형은 이렇게 요약된다.

이는 28일 한국경제신문이 국내 30대 그룹 중 이날까지 임원 인사를 끝낸 삼성 LG KT GS 등 19개 그룹,660명을 분석한 결과다.

올해 신규 임원 승진자들의 평균 나이는 47.9세이고,임원까지 오르는 데는 입사 후 평균 21.5년이 걸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작년 신규 임원(삼성 등 22개 그룹의 715명 대상)의 평균 나이(47.2세)와 임원승진 소요 기간(21.8년)과 비교해 볼 때,평균 나이는 소폭 높아졌지만 승진 소요 기간은 약간 짧아진 것이다.


그룹에 따라 임원 연령차 최고 9살

이들 그룹 중 임원 승진 소요 기간이 가장 짧은 곳은 KT로 16.1년이었다.

동양(18년) CJ(19.4년) 대림(19.5년) 두산(19.6년) 등도 임원 승진까지 20년이 채 걸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4대 그룹 중에는 LG가 20년으로 상대적으로 짧았다.

삼성은 22년으로 재계 평균치와 비슷했다.

반면 현대그룹은 임원이 되는 데 27년이 걸려 조사 대상 중 가장 길었다.

현대중공업도 25.4년이 소요됐고,금호그룹(24.6년) 신세계(23년) 등도 상대적으로 임원 승진 기간이 길었다.

신규 임원의 평균 나이는 그룹별로 최대 10살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높은 동국제강은 53세였고,가장 낮은 CJ는 43.8세로 평균 연령 차이가 9.2세에 달했다.

[올 신규임원 660명의 이력서] 이공계 나와 21.5년 근속한 만 48세가 '평균'


경영·관리직 약진

올 신규 임원들의 업무직군은 경영·관리직이 31.5%로 가장 높았다.

다음은 영업·마케팅(27.4%) 생산·기술(21.3%) 연구·개발(13.8%)의 순이었다.

이는 지난해와 다소 차별화된 결과다.

작년에는 영업·마케팅(30.3%) 경영·관리(28.3%) 생산·기술(28.2%) 연구·개발(9.7%) 등의 순이었다.

결론적으로 올해 경영·관리와 영업·마케팅의 1,2위 순위가 바뀐 것이다.

그룹별로 볼 때 동양(100%) 대림(69.2%) KT(52.3%) GS(50%) 등은 신규 임원 중 경영·관리직의 비중이 절반을 넘었다.

삼성(24.3%) SK(45.6%) 두산(38.4%) 동부(41.2%) 동국제강(66.7%) 등도 신규 임원 중 경영·관리직 비중이 가장 높았다.

반면 LG(32.3%) 금호(35.5%) 신세계(61.1%) 등은 영업·마케팅직에서,현대중공업은 생산·기술직(56.5%)에서 올해 가장 많은 신규 임원이 배출됐다.

이공계 강세 속 경력직 출신 약진

대학 전공별로는 이공계 출신들이 과반수 이상인 55.4%를 차지,작년(60.2%)에 이어 1위를 차지했다.

상경계는 25.7%로 작년(25.7%)과 동일한 비중을 보이면서 2위를 차지했다.

그룹별로 이공계 출신은 STX가 72.2%로 가장 많았다.

두산(69.2%) 현대중공업(65.9%) 등도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4대 그룹의 이공계 출신 비중은 LG 64.6%,삼성 58.1%,SK 32.3% 등이었다.

임원 승진자 중 10.6%는 현재 해외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10.2%)과 비슷한 수준으로,기업들의 글로벌 경영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채용 경로별로는 공채 출신 임원이 아직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지만,작년에 비해 공채보다는 경력직 출신 비중이 높아지는 현상이 뚜렷했다.

올해 신규 임원 중 공채 출신은 71.3%,경력직 출신은 27.0%였다.

공채 출신 비중은 작년(77.1%) 대비 5.8%포인트 줄었지만,경력직은 작년(21.1%)보다 5.9%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직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경력직 채용자들의 임원 승진 비중은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